|
조회 수 7,891 추천 수 4 댓글 0
'식해(食)'와 '식혜(食醯)'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별미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여름을 나는 한 방법입니다. 며칠 전 제법 식도락(食道樂)을 즐긴다는 한 친구와 식당에 갔는데 그가 대뜸 이런 주문을 하더군요. '아줌마, '식해'한 접시 갖다 주세요. 시큼하게 잘 삭힌 걸로.' 은근한 단맛과 발효된 쌀알이 동동 떠 운치를 더해 주는 '식혜'를 생각하며 '그거, 여름에 딱 좋지'라고 맞장구를 쳤던 나는 순간 '식혜'를 달라면서 '시큼한 것으로'란 말을 덧붙인 것에 의아했습니다. '식혜'에 대한 친구의 미각과 그 표현 한번 독특하다고 느끼다 아, 그 '식혜'가 아니라 '식해'를 말하는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마시는 '식혜'와 요리로서의 '식해'는 발음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것입니다. '식해(食)'와 '식혜(食醯)'의 한자어에서 보듯 둘 다 '밥'이 공통적인 재료로 들어가고 숙성시켜 만든 음식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첨가되는 내용물에 따라 그 맛이 각각 미묘하게 나타납니다. 엿기름(보리를 싹 틔워 말린 뒤 가루로 만든 것) 우린 물에 쌀밥(지에밥)을 삭혀 띄운 것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알고 있는 '감주(甘酒)'라 불리는 '식혜'입니다. 반면 '식해'는 좁쌀·찹쌀 등으로 만든 밥과 계절에 맞는 생선을 새콤달콤하게 버무려 삭힌 것으로 주로 해안 지방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경도 가자미식해·도루묵식해, 황해도 연안식해, 강원도 북어식해, 경상도 마른고기식해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9,854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6,03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0,490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74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727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936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689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4,034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331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559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461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70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534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933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625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066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93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76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1,009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539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83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809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80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