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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리베이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지 알 수 없다. 기업들은 나름대로 경기를 진작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장기 불황에 소비 위축까지 겹쳐 곳곳에 '세일'이란 문구가 붙어 있다. '상품 몇% 세일'뿐만 아니라 '수험생 50% 세일' '신입생 50% 세일' 등의 문구도 보인다. 세일(sale)은 원래 '상품을 팔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위의 문구는 '수험생 50%를 팝니다' '신입생 50%를 팝니다'라는 뜻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의도는 '수험생이나 신입생에게 값을 50% 깎아준다'는 의미다. '바겐 세일(bargain sale)'이나 '디스카운트 세일(discount sale)'의 뜻으로 '세일'을 워낙 많이 쓰다 보니 국어사전에까지 이 단어가 올라 있다. 그러나 '싸게 판다'는 의미를 정확히 전달할 수 없으므로 '세일' 대신 '할인판매'로 쓰는 것이 좋겠다.
이처럼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잘못 사용하는 외래어 중에는 '리베이트(rebate)'도 있다. 예를 들면 '10억원의 대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전·현직 행장 세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건설 업체에서 5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현직 구청장을 구속했다'처럼 쓴다. 그러나 리베이트는 물건을 판 뒤에 산 사람에게 사례금이나 보상금 형식으로 돌려주는 일정 비율의 돈을 뜻하며,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문장에서는 '뇌물'이란 말을 쓰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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