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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마춤
안성은 예부터 놋그릇(鍮器·유기)으로 유명하다. 이 놋그릇을 주문자의 마음에 꼭 들게 잘 만들어 '안성맞춤'이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원래는 '안성마춤'이었으나 1989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안성맞춤'으로 바뀌었다.
'마추다'(주문하다), '맞추다'(맞게 하다)를 '맞추다'로 통일함으로써 '안성마춤'도 '안성맞춤'이 됐다. 그러나 안성에서 '안성맞춤'을 '안성마춤'으로 쓰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안성마춤'쇠고기가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대상에 올랐다고 '안성마춤'이란 글자가 큼지막하게 신문에 실렸다. 안성의 특산물인 포도·배·인삼·쌀에도 '안성마춤'이란 상표가 붙어 있다. 이 같은 일은 안성시가 안성의 5대 특산물을 '안성마춤'이란 상표로 등록해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안성맞춤'이 일반명사여서 등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혹 표기법과 달라야 인지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폐해는 엄청나다. 모메존(몸에 좋은)·누네띠네(눈에 띄네)·으뜨미야(으뜸이야) 등 우리말 상표가 그렇고, 푸르덴셜(프루덴셜)·썬마이크로시스템즈(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외래어 상호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표기를 상표나 상호에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굳이 우리말 파괴를 얘기할 것도 없다. 우리 아이들이 '안성마춤'이라는 상표를 보고 '안성맞춤'에 대한 시험 문제를 틀리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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