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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음, 거칠음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그래서 맞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단어들이 있습니다. '불원간에 닥쳐올 앞날의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 '노지심의 거칠음은 성급한 성질이 빚어내는 것이다.' '눈 주위 피부의 거칠음을 방지해 줍니다.'
위 예문에 등장하는 '낯설음' 과 '거칠음'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잘못 쓴 것입니다. 이 단어들은 '낯섦'과 '거칢'으로 써야 합니다. 이들은 형용사인 '낯설다'와 '거칠다'를 명사 구실을 하게 만든 것인데 이와 같은 것을 명사형이라고 합니다. 받침 없는 말이나 ㄹ 받침을 가진 말 다음에는 '음'이 아니라 'ㅁ'을 붙여서 명사형을 만듭니다. '엄벌에 처함이 옳다'에서 '처하다'의 어간 '처하-'는 받침 없이 끝나므로 명사형은 'ㅁ'을 붙여 '처함'이 됩니다.
'낯설다'와 '거칠다'의 경우는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기 때문에 '낯설음' '거칠음'이 아니라 '낯섦' '거칢'으로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줄다'의 명사형은 '줆'이 됩니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어간 다음에는 '음'을 붙여 명사형을 만듭니다. 예를 들면 '재산의 많음과 적음에 따라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의 '많음' '적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 밖에 '기'를 붙여서 명사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가 오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 '이 창문은 열기가 어렵다' '신용이 없으면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의 '오기' '열기' '빌리기' 같은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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