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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다, 기쁘다
'가을 단풍이 곱다. 산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고, 그 모습을 전하느라 헬기까지 분주하다. 그런가 하면 사회 한쪽에선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를 두고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모든 것이 평온을 되찾아 즐겁고 기쁜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 글에 나오는 '즐거운 것'과 '기쁜것'은 어떻게 다른가? 둘 다 '기분이 좋다'는 것을 표현한 느낌은 드는데 '어떻게 다르지?'하는 대목에 이르면 시원스러운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뜻 차이가 매우 미묘해 구별하기 어렵지만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구별해 쓸 수 있다.
'즐겁다'는 어떤 활동과 관련해 감각적으로 느낌이 좋은 것을 뜻하는 말로 판단보다는 경험의 측면이 강조된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 노는 가을 운동회, 단풍과 푸른 하늘이 고운 가을 소풍, 낯선 풍경·낯선 사람과 만나는 설렘이 가득한 주말 여행,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점심식사 등은 '기쁘다'보다는 '즐겁다'가 어울린다. 이들은 모두 감각과 관련이 있다. '기쁘다'는 어떤 사실에 대해 심리적·정신적으로 느낌이 좋은 것을 뜻하는 말로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의 심정을 나타낸다. 자식이 대학 입시에 합격했을 때, 이산가족이 수십년 만에 만났을 때,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 '즐겁다'보다는 '기쁘다'가 어울린다. 이들은 감각보다는 정신적인 면과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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