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 매김
외래어 아닌 외국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국어의 현실에서 우리 것을 살려 쓰려는 움직임을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주 눈에 띄는 '자리 매김'이란 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매기다'는 차례·값·등수 따위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자리 매김'은 '자리를 정한다'는 뜻이겠죠? 예를 들면 '사투리를 어떻게 자리 매김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라는 문장은 '사투리의 자리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향토색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으로 볼 것인가, 단지 비표준어로 치부할 것인가'하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리 매김'이란 말을 널리 쓰게 되면서 조금 어색한 문장도 종종 보게 됩니다.
''엽기'라는 단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했다.'
이 문장을 줄여서 다시 써 보면 ' '엽기'라는 단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겼다'가 될 텐데 '-를'에 해당하는 말이 빠져 어색합니다. 이 경우는 '자리 매김했다'보다는 '자리 매겨졌다'나 '자리 잡았다'로 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손예진은 중국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 '클래식'을 통해 한류 스타로 자리 매김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리잡았다'로 바꾸는 게 낫습니다. 사람이 적절한 자리를 찾지 못하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듯이, 단어 역시 있을 자리를 잘 찾아야 뜻이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0,44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6,614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1,066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805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820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702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636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656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763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690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684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645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719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745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749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315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206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344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1,247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827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723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793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924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