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약 다리기
구월, 이제 가을입니다. 늦은 저녁 벌레 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올 여름 더위와 잦은 비에 심신이 많이 지치지는 않으셨는지요? 가을이 되면 보약을 먹는 분이 많은데 어떤 이들은 지치기 쉬운 여름에 먹는 것이 더 낫다고도 하더군요. 요즘은 약을 미리 달여서 봉지에 넣어 하나씩 먹도록 해주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곱돌이나 질그릇 약탕관에 그때그때 직접 달여서 먹는 게 가장 좋답니다. 그런데 한약이나 차를 달이지 않고 '다려서' 먹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무척 많은 사례가 나왔습니다. 다음은 그 중 일부입니다.
'이 약수는 명의 허준이 임금께 다려 올리는 탕재에 떠다 썼다고 기록돼 있다.' '의욕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감소할 때 감잎이나 매실을 다려 먹으면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산후에 흔히 늙은 호박 속에 꿀을 넣고 다려 먹는다.'
'달이다'와 '다리다'는 뜻이 많이다릅니다.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는 것'이 달이는 것입니다.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을 펴기 위해 다리미 등으로 문지르는 것'은 다리는 것입니다.
교복이나 와이셔츠는 한번쯤 다려 보셨겠지요? 지금까지 한약을 다려서 드신 분들은 이제부터는 '다리지' 마시고 꼭 '달여서' 드시기 바랍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1,405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7,663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2,022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90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737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954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748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4,054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395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567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468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76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542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984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628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120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93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76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1,011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542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88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811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87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