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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이 있다. 이 성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난을 견디며 공부에 매진하거나 각고의 노력을 하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중국 진(晋)나라 때 차윤(車胤)은 집이 가난해 불 밝힐 돈이 없어서 여름이면 개똥벌레[螢]를 잡아 모아 그 불빛으로 공부한 끝에 성공했다. 손강(孫康) 역시 가난하여 겨울밤이면 눈[雪]빛을 등불 삼아 공부해 어사대부라는 고위직에 올랐다. 이 두 사람의 행적에서 '형설지공'이라는 말이 생겼다. 정말 개똥벌레를 모아 책을 읽을 수 있을까? 80마리쯤이면 천자문 책을 읽을 수 있고, 2백마리쯤 모으면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가 된다고 한다.
개똥벌레는 '반디', '반딧불이'라고도 한다. 반딧불이가 꽁무니에서 내는 빛이 '반딧불'이다. 지금까지는 이 둘을 확연히 구분했으나 최근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반딧불'도 '반딧불이'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고 설명해 놓았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 사는 환경지표종이다. 예전에는 여름밤이면 불빛을 깜박이며 날아가는 반딧불이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골에서도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
반딧불이는 불빛으로 암수끼리 대화를 하는데 도시화로 밤이 대낮처럼 밝아져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농약과 환경오염 등으로 애벌레의 먹이가 없어짐에 따라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곁에서 밀려난 그 조그만 등불들을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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