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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락, 아나고
굳이 휴가철이라서가 아니라 공해에 찌든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여행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시인 곽재구의 산문집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이름 모를 바닷가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선유도·지세포·구만리·상족포구·어란포구 등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갯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듯하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갑게 다가오기도 하고 반지락·아나고 등의 낯익은 단어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반지락·아나고는 표준어일까. 반지락은 '개발'이라고도 하는데 바지락이 표준어다. 바지락은 백합과의 조개로 맛이 좋아 인기가 있으며 양식을 하기도 한다. 한국·일본·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파·무 등과 함께 시원한 국을 끓여도 좋고, 된장찌개에 넣어도 맛이 그만이다.
아나고는 일본말이며 우리말로는 붕장어·바닷장어라고 한다. 이 물고기는 몸의 길이가 90cm 이상이고 몸이 넓적하다. 뱀장어와 비슷하나 입이 크고 이빨이 날카롭다.
이 외에도 남쪽 지방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간제미는 노랑가오리를 이르는 말로 전남지방의 방언이다. 노랑가오리는 색가오릿과의 바닷물고기로, 몸 길이는 1m 정도이고 위 아래로 매우 납작하며 오각형이다. 문학작품 등에선 때에 따라 방언을 써야 제맛이 나기도 하지만, 표준어와 방언 둘 다 아는 것과 방언만 알고 있는 차이는 크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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