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혀진(?) 계절
이별을 소재로 한 1980년대 대중가요에 '잊혀진 계절'이 있다. 여기에서 '잊혀지다'는 '잊다'의 피동형 '잊히다'에 피동을 나타내는 '-어지다'를 중복 사용한 형태다. '잊힌 계절'로 쓰는 게 원칙이다.
우리말에는 피동형이 낯설다. 피동형을 만드는 데는 피동접사를 넣는 방법(먹다→먹히다)과 '-어(아)지다'를 붙이는 방법(좋다→좋아지다)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피동형에 '-어지다'를 붙이는 피동의 중복 형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래 예에서 보듯 피동의 중복은 글의 간결함을 해쳐 맛깔스러운 문장을 만들지 못한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나뉜)
*히라소니라 불리워지는(→불리는)
*행복하게 보여집니다(→보입니다)
'-되어지다'도 '-되다'에 '-어지다'가 중복 사용된 형태로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렇게 판단되어지다(→판단되다)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어지다(→생각되다)
그러나 다음의 말들은 피동의 중복처럼 보이지만 피동의 중복이 아니다.
*수사의 대상이 '좁혀지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다'.
남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내켜서'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창조적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글을 쓸 때 피동형을 전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우리말답게 말과 글도 능동형으로 표현하자.
한규희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0,156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6,345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0,805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795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814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699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626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650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754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688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681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633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712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743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742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313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202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343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1,244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823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722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782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922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