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법론?
“무엇을 보수(保守)하고 어떻게 변화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씨는 지금 그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최근의 어느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사전은 ‘방법론’을 ‘학문 연구에서 진리에 이르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에 관한 이론’으로 풀이한다. 확실한 개념은 밀쳐 놓더라도 우선 대단히 어려운 학문 용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풀이를 봐도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을 왜 매우 단순하고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일에다 쓰고 있는가?
두 사람은 지금 ‘방법’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지,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 아니다. ‘방법’이 ‘방법론’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확실한 것들이 모호해지면서 글 전체가 안개 낀 시야가 돼 버린다. 사유 자체가 어렵고, 그 사유에 다가서려니 어쩔 수 없이 난해한 학문적 용어를 써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러나 앞에서 인용한 문장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론’이라는 접미사 자체가 우선 모호함을 더한다. 무슨 대단히 함축한 뜻이 있는 것처럼 전달되기 때문이다. “야당 태도는 반대론이라기보다는 회피론에 가깝다”는 구절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그냥 “반대라기보다는 회피에 가깝다”고 하면 쉽고 명료하게 전달된다.
‘론’이니 ‘학’이니 ‘설’이니 하는 접미사들을 자꾸 글이나 말에 끌어들이는 것은 특히 얼치기 지식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우재욱/우리말순화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1,30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7,58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1,947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89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737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954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748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4,044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389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567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468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76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542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984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625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120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93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76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1,009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542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83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811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85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