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티
이번주 초 여러 뉴스의 머리기사는 주말부터 이어진 일부 지방의 폭설 관련 보도였다. 텔레비전에서는 특보를 내보냈고 라디오 뉴스도 시간마다 톱기사로 다루었다. 지난 14일 ㅁ방송 뉴스의 한 대목을 들어보자. “주말에 1미터 가까운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영동지역에 또 많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 아니라 설상가설(雪)인데요….”(앵커) “지금까지 속초에 [십팔쩜팔 센찌미터] …동해 [오 센찌미터]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강릉 기자) “지금까지 내린 눈은 경남 밀양이 [십쩜오 센티미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포항 기자) ‘설상가설’로 시작한 눈 소식에 담긴 적설량은 영동지방의 [센찌미터]와 영남지방의 [센티미터]로 달리 전해졌다.
비가 내린 양은 ㎜(밀리미터)로, 눈은 ㎝(센티미터)로 잰다. ‘밀리’(m)는 1000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 ‘센티’(c)는 100분의 1을 나타낸다. 국제단위계(SI)에 따른 것이다. 센티미터는 ‘센티’로 줄여 쓰기도 한다. ‘센치’는 일본말(セン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삼가야 할 표현이다. ‘감상적이거나 감정적인 특성이 있다’는 뜻의 ‘센치하다’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도 ‘센티하다’, ‘센티멘털하다’ 하는 게 바른 우리말이다.
폭설 얘기를 꺼내니 ‘음주 뺑소니 전력’으로 입길에 오르내리는 신임 기상청장 처지가 떠오른다. 눈 내리는 거 보면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떠올리는 이가 있기에 더 그렇다. “겨울가뭄 때문에 눈이 좀 왔으면 했지만, 좀 과하네요. 눈까지 ‘과유불급’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눈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ㅁ방송 앵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8,391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4,61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9,008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74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723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925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684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4,031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331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559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422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45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483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933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578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032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60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41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971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539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56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809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80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