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8,296 추천 수 8 댓글 0
‘그러지 좀 마라’
우리말의 용언(풀이씨)에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이 있다. 동사는 본동사와 조동사로, 형용사는 본형용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어떤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본용언이 먼저 오고 보조용언이 뒤따른다. “가지 마라”는 문장에서 ‘가지’는 본동사이고 ‘마라’는 조동사이다. 이때 ‘가지’와 ‘마라’ 사이에는 어떤 단어도 형태소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본동사에 조사가 붙는 경우가 있다.
“세월아 가지를 마라”에서 본동사 ‘가지’ 뒤에 붙은 ‘를’이 조사이다. 이때 들어가는 조사는 보조사다. 격조사는 문장 속 낱말의 격(格)을 표시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한다. 보조사가 격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기능은 뜻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의 보조사는 격을 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지를 마라”에서 ‘를’은 목적격 조사가 아니고 ‘가지를’은 당연히 목적어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규칙이 슬슬 깨어지고 있다. “제발 그러지 좀 말았으면 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좀’이라는 부사가 들어가 있다. 규칙대로라면 “제발 좀 그러지 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말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글말에까지 침투한 것을 보면 하나의 문장 구조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재욱/시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6,894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3,232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7,603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28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673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866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644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985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269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97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391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11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472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81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564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005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37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20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949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84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28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745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33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