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샹이
영조 3년(1727년), 강화유수의 장계에 따르면 병법을 수련하던(武學) 노놉샹(魯老邑尙) 등 세 사람이 불에 타 죽었다. 임금께서 조원명에게 이르기를 강화부에 일러 이재민 구호를 거행하게 하라 하였다.
‘놉샹’은 무슨 뜻의 말일까? 이름접미사에 ‘샹’이 보인다. ‘감샹이·곱샹이·귀샹이·귿샹이·늦샹이·되샹이·미샹이·밉샹이·애샹이·일샹이·접샹이·좀샹이·험샹이’에서 확인된다. ‘곱상하다·밉상·험상궂다’ 따위 말을 살필 때 ‘샹’은 얼굴 생김새나 사람의 인상을 이르는 말로 생각된다. ‘좀샹이’는 ‘좀생이’인 듯도 하다. 그렇다면 ‘감샹이’는 얼굴이 가뭇한 것일까? 귀샹이는 귀하게 생긴 얼굴임이 분명하다.
‘놉샹이’는 높게 생겼다는 말일까? ‘놉샹이’ 비슷한 이름에 티베트 사람 이름 ‘롭상’이 있다. ‘롭상’(친절)은 몽골 사람 이름에도 자주 보이고, 인도로 망명해 있는 달라이라마가 두 살 때 받은 법명(나왕 롭상 텐진 가초) 가운데에도 보인다. 강화도에 살던 놉샹이란 분이 티베트와 연고가 있을 가능성은 물론 없다. 다만 북방 지역과의 오랜 교류의 자취일 수는 있을 듯하다.
얼굴도 곱상이 아닌데다 마음마저 밉상이면 정말 험상궂게 보일까? 애샹이나 일샹이, 아니면 좀샹이에게 물어나 볼거나?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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