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올해로 우리나라에 박물관이 생긴 지 100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여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집트 문명전이 열리고 있다. 여기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가장 끄는 것은 아마도 미라가 아닐까 한다.
미라는 인간의 주검이나 동물의 사체가 썩지 않고 말라서 살아 있을 때의 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을 일컫는다. 미라에는 아프리카 북부의 사하라 지방과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천연적인 것과 이집트 등에서 방부제를 사용하여 만든 인공적인 것이 있는데,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러 가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의 시체를 미라로 만들면 영혼도 보존되어 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미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특정한 주술 행위를 통하여 미라가 되살아난다고 믿기도 하였다. 이런 인공적 미라는 중남미의 아즈텍과 잉카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파평 윤씨 가문의 무덤에서 여성의 자연적 미라가 나온 적이 있다.
‘미라’는 포르투갈말 ‘mirra’가 어원이다. 그런데 간혹 영화 제목을 비롯하여 ‘미이라’로 적는 예가 보인다. 그것은 이 말이 일본말 ‘미이라’(ミイラ)를 통해서 들어왔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어 표기법에 따르면 ‘미라’로 적는 것이 옳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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