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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총새
“완만한 내리막길을 거쳐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오른쪽 숲에 하얀 꽃을 가득 피운 나무가 보인다. 찔레꽃인 모양이다. 아름다운 숲길이다. 딱총새라 했던가. 우는 소리가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한다더니, 과연 그렇게 들린다.”(‘한강기맥’ 종주기에서)
그럴듯한 발상이다. 새의 울음소리와 관련해 ‘홀딱’의 ‘딱’과 연상을 하여 다소 야한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총을 흔히 조총(鳥銃)이라고 했다. 새나 잡는 딱총이라는 뜻이다. 당시의 상소문 가운데 왜군의 조총이 나온다. 조총은 능히 나는 새도 맞힐 수 있다는 풀이다. 활로 나는 새를 맞힐 정도가 되려면 여러 해를 수련한 무사가 아니면 어렵지만 조총은 약간의 훈련으로도 좋은 명중률을 보여줬기에 겁먹지 말라는 뜻에서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딱총새는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 산다. 어느 때부터인가 자생적으로 자라난 콩구루벌레가 소나무 잎새를 말라 죽게 만들었다. 딱총새는 살 곳을 잃게 되고 차츰 사라져가는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딱한 신세가 되어버렸으니. 소리로 보아 딱총나무와는 무슨 걸림이 없을까. 딱총나무는 인동과의 나무로 속이 덜 차서 꺾으면 ‘딱’ 하고 총소리가 나기에 그리 부르게 되었다. 뼈가 부러졌을 적에 딱총나무로 약을 삼아 고친다. 해서 접골목이라고도 이른다. 말린 가지는 약으로 어린 잎은 식용으로 쓰기도 한다.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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