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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찮이 짚어(깊어)!
고장말
‘솔찮이’는 표준어 ‘상당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전남북에서 두루 쓴다. ‘겁나게’, ‘허버지게’, ‘허벌나게’ 등이 ‘많다’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물리적인 양을 전제로 하는 반면, ‘솔찮이’는 많고 적음의 절대적인 기준 없이 화자가 생각하는 기대치를 넘는 경우 쓰인다. “오소리가 솔찮이 비싸단디라우?”(<녹두장군> 송기숙) “…무슨 일이 잘못돼서 재산을 솔찮이 깨물어먹고는 그냥 빈둥빈둥 복덕방이나 출입하면서 지내는 갑더라.”(<꿈꾸는 자의 나성> 윤흥길)
전라도에서 ‘꽤 많다’는 뜻을 갖는 고장말로 ‘솔찬하다’가 쓰인다. “세상을 잘 들여다보믄 말이여, 주인 없는 물건들이 솔찬허다.”(<이상한 나라에서 온 스파이> 최인석) “허기넌 요분참에(이번 참에) 아랫것덜 대가리에 전보담 삘건 물이 더 진허게 들고, 맘보도 솔찬허니 변혔을 것이요.”(<태백산맥> 조정래)
‘솔찮이’는 형용사 ‘솔찬하다’의 어근 ‘솔찬하-’와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서는 ‘솔찬히’, ‘솔찬이’로 적기도 한다. “저그 저… 저 팽나무 말이시… 우리가 첨에 터를 잡을 때 심었던 팽나무가 그동안에 솔찬이 컸구만그랴.”(<타오르는 강> 문순태) “개는 중갠디 워찌 살이 쪘든지 지금도 솔찬히 남았어요.”(<샛강> 이정환)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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