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미동이
사람이름
세조 2년(1456년), 원종공신이 된 사람의 종 문서를 없애고 양인이 되게 하였다. 그들 가운데 이름을 고친 이들이 적잖다. ‘황중이’는 ‘황윤례’(允禮), ‘박올미’는 ‘박춘미’(春美), ‘김올마디’는 ‘김맹흥’, ‘김원만’은 ‘김여산’, ‘모동이’는 ‘김동’, ‘김올미동이’는 ‘김여생’, ‘울강지’는 ‘유우’로 고쳤다.
‘올미’는 축축한 곳에 자라는 다년생 풀로, 7·8월에 하얀 꽃을 피운다. 고장에 따라서는 ‘가죽지심·대패지심·대패밥’으로도 부른다. ‘올미’가 든 이름에 ‘올미·올미동이·올미쇠’가 있다. 올미와 비슷한 ‘오미’는 평지보다 낮아 늘 물이 괴어 있는 곳을 이르며, ‘오미·오미동이·오미디·오미타이’와 같은 이름에 쓰였다. 물건 바닥이 납작하고 오목한 것을 ‘오망하다’고 한다. ‘오망’과 ‘오목’이 든 이름에 ‘오망이·오망가이·오망디’, ‘오목이/오무기·오목덕이’가 있다. ‘올망이·올망대·올망이’에는 ‘올망졸망’의 ‘올망’이 쓰였다.
‘-례, -미’로 끝나는 이름은 예전에 사내이름으로도 쓰였다. 요즘에 계집이름으로만 쓰는 것은 현대에 꾸려진 이름문법이다. 이름은 상징가치를 이룬다. ‘근사한’ 한자로 ‘족보 있는’ 사람처럼 이름을 고쳐 대접받고픈 마음은 드라마에서 ‘김삼순’이 이름을 바꾸고픈 마음이랄까? 행복추구권이었다. 이제는 족보식 이름이 아닌, 부르기 좋은 우리말로 이름 지으려는 바람도 만만치는 않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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