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소예
고장말
부산의 아침을 가르는 ‘아지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이젠 들을 수 없게 됐지만, “재첩국 사이소예!”에서 나타나는 ‘-예’는 ‘-라우’(전라), ‘-마씀, -양’(제주)과 더불어 표준어 ‘-요’에 대응하는 말이다. 제주에서도 ‘-예’가 쓰이기는 하지만, ‘-예’는 경상도 지역의 전형적인 말투로 인식돼 왔다. 주로 말끝에 쓰여 들을이를 높이는 말이다.
“울 오메 여기 왔지예?” “죽었어예? 울 아버지가 벌써 총살을 당했다 이 말이지예?”(<어둠의 혼>·김원일)
‘-예’는 “돈예? 점점 더 희한한 소리 다 듣겠네예.”(<아우와의 만남>·이문열)의 ‘돈예’에서처럼 명사나 대명사에 결합하여 표준어의 ‘이거요, 돈요’와 같이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라우’와는 다르다.
‘-예’는 주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쓰는 말이다. 어렸을 때는 남녀 없이 쓰는 말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경상도 남정네들은 슬그머니 ‘-예’를 말끝에서 떼 버린다. 어렸을 때 “아제예, 어서 가이소예!”처럼 말하던 것에서 ‘-예’를 떼어 버리고 “아제, 어서 가이소”처럼 말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 남성들도 허물없는 사이에는 쓰기도 하지만 그 사용빈도가 성인 여성들보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더구나 남성들은 외지인 앞에서 ‘-예’를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예’와 함께 경상도 아가씨를 떠올리는 것도 ‘-예’가 주로 여성들의 말투에서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3,049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19,50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3,622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544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431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659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416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763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052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26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273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577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367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09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482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1,914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729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737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801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21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845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680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431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