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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두·갈헌
사람이름
세조 2년(1456년), 단종 복위 운동과 관련하여 앞 못 보는 점바치 나갈두(羅加乙豆)를 국문하였다. 부엉이가 대궐 북쪽에서 우는데 무슨 까닭이냐 봉보부인이 사람을 시켜 물었는데, 상왕(단종)이 오래지 않아 임금 자리로 돌아올 징조라고 대답했다고 하였다.
‘갈두’는 땅이름에도 보인다. 외국 사신들이 천하명승으로 꼽던 서울 서강의 加乙頭(가을두)는 ‘갈두’ 아닌 ‘덜머리’(乫頭里)이며 절두산 성지로 더 알려졌다. 꼭두각시놀음과 봉산탈춤에서 박첨지와 영감의 시앗이 덜머리집이다. 결혼한 여인은 친정 고장 이름을 따 춘천댁·금산댁·공류골네 따위로 불린다. ‘덜머리댁’을 예전엔 덜머리집으로 부른 듯하다. 전남 해남의 葛頭(갈두)는 ‘땅끝마을’로 더 알려졌는데,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칡머리’라고도 부른단다.
‘갈헌’이라는 사람에 성종 때의 임갈헌과 숙종 때의 이갈헌, 궁녀 갈헌 등이 있다. <고종실록>을 보면 청나라가 초소를 철수하여 봉화를 올릴 일이 없게 되자 평안도 강가 초소를 거두는데, 그 가운데 짓골과 갈헌골이 있다. 아울러 함경도 정평에 갈헌천이 있다.
사람이름 갈두와 갈헌은 야인이름에도 갈두/갈투, 갈헌/갈한으로 나타난다. 야인 지역에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쓰인 갈두와 갈헌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갈두(碣斗)로 적는 한자말은 ‘이치에 어긋남에도 자기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려고 무리지어 다투는 것’을 이르는 불교 말이라고 한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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