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이뿌죠잉!
고장말탐험
‘-잉’은 주로 전라도 사람들이 말 끝에 붙여 쓰는 말로,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경상도 쪽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이’가 쓰이지만, ‘잉’과는 그 쓰임이나 분포에서 차이가 있다. ‘-잉’은 받침 ‘ㅇ’이 탈락하면서 ‘이’가 콧소리로 실현되기도 한다. “가지 말어라이~.” 최명희 <혼불>이나, 채만식 <탁류>에서도 ‘잉’이 흔하다. “밀지 말어. 자빠지겄네잉.” “문 열어요, 잉? 나두 들어가게 ….”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라잉.” ‘차 조심허고잉.’ 여기서 ‘잉’에는 타관 땅 자녀를 걱정하는 어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친구 사이 혹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위협적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시기는(시키는) 대로 히라(해라)잉.” “딴소리허믄 재미없을 줄 알아라잉.”
이처럼 ‘-잉’은 마음을 더 간곡하게 혹은 위협적으로 드러낼 뿐만 아니라, 공감해 주기를 바라거나, 공감할 것이라고 예상될 때도 쓴다. “아따, 그 자석 드럽게 싸가지 없는 놈이구만. 그러지잉.” “참, 이뿌죠잉.”
‘-응개, 긍개, 근디’ 등과 함께 ‘-잉’은 전라도말의 한 지표가 되는 말이다. 타관에서 ‘-잉’을 쓰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반갑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고장말이 주민 사이 유대나 동질감을 확보하는 수단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지인 까닭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5,265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1,676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5,957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596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637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542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412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392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540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438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484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354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470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547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516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029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009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024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966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594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437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566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712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