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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장이·물자이
사람이름
태조 5년(1396), 장성 사는 도리장이는 아버지가 성 쌓으러 가서 병을 얻었다는 말을 듣고 목을 놓아 울었다. 형제도 없으니 자신이 찾아가 보아야 살아 돌아오실 것이라며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곧장 달려가 아버지를 정성껏 돌봐 돌아오니 고향에서는 효녀라 칭찬이 자자했다. 소문을 들은 조정에서 도리장이에게 베를 내려주었다.
이름접미사 ‘-장’(庄/莊/藏)은 ‘-장이’로 흔히 쓰였던 것 같다. 계집이름에 장이·가디장이·ㄱ. 리장이·귀장이·넙장이·논장이·눅장이·도리장이·돌장이·막장이·맵장이·믜장이·배장이·솟장이·쟈근장이·흰장이·호근장이가 있다. ‘믜’는 옛말로 해삼을 이른다. 사내이름인 곶장이는 곧장, 늦장이는 늑장 부리는 이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역사를 보면, 무자이(水尺=수척)·수자이(禾尺=화척=도살업자)·춤자이(舞尺=무척)·칼자이(刀尺=도척=요리사) 따위의 부류가 있는데, 몸은 양인이면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身良役賤)이다. ‘자이’(尺)는 접미사로도 쓰여 키 큰 사람을 이를 때 ‘꺽자이’라고도 한다. ‘자이’가 나중에 ‘장이’로 바뀐 듯하다. 이름접미사로 ‘-장/장이’가 있듯이 ‘-자이/재’(才/佐) 또한 쓰였다. 귀자이·노자이·되자이·물자이·번자이/번재·씨자이·약자이 따위 이름이 있다.
요즘 말에서 땜장이 따위 직업은 ‘-장이’, 고집쟁이 따위 성품은 ‘-쟁이’로 구별하여 적는다. 갓바치·풀무아치 따위 장인이 ‘-바치/아치’로 따로 있었음을 볼 때 같은 뿌리에서 온 말을 ‘-장이/쟁이’로 갈라야 할 까닭이 꼭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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