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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②
언어예절
사람이 생기면서 말이 생기고 말이 생기면서 차별이 생겼다. 사물의 특징과 속성을 들추어 이름을 짓고 구분하는 게 말이다.
어미아비, 암수, 사람과 짐승, 하늘과 땅, 쉬움과 어려움, 위아래, 잘남과 못남, 빠르고 느리고 …처럼 다름의 분별이 말의 본디 요소다. 분별이 차별을 낳는다. 그러니 이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말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비유나 온갖 수사법도 사물을 다르게 새롭게 낯설게 다루는 한 방편이다. 흔히 차별 용어를 쓰지 말라고 할 때 이러한 말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두드러지게 멸시하거나 차별하는 말 또는 표현을 삼가라는 얘기다. 그러나 말이란 서로 맞물리고 쓰이는 영역이 겹치는 까닭에 두부모 자르듯 칼질하기는 어렵다.
두드러지는 문제가 사람 차별이다. 성차별 문제는 말을 바꿔 성평등·양성평등을 외칠 만큼 뿌리가 깊다. 제도·법을 손질해야 할 정도이며, 여기에 이끌리는 의식·용어·말투들이 무척 다양하다. 사람들의 ‘말실수’는 주로 여기서 비롯된다.
젊은이·늙은이, 신분, 학벌, 생김새, 있고 없음과 관련된 말들과 표현들도 이에 못지않다. 종교·학벌·가문·지역·직업, 성한 사람과 성하지 못한 사람에 관련된 독특한 말도 문젯거리다. 인종 차별은 피부색과 생김새에다 말까지 달라 차별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다. 집안 곧 문벌, 학문·학벌, 종통 따위에서는 적통·정통이냐 방계냐 이단이냐로 나눈다.
사회·제도에서 사람 차별은 없애야 마땅하지만, 말의 다양성까지 부정하기는 어렵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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