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뫼-노고산
우리나라 땅이름에 ‘할미’가 들어간 것이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할미는 한자로 표기하면 ‘노고’(老姑)가 된다. 이러한 땅이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산 노고단은 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노고산’은 충남 공주, 경북 성주를 비롯하여 거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노고’의 토박이말인 ‘할미봉’이나 ‘할미산’을 합친다면, 할머니와 관련된 땅이름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할미’가 들어간 땅이름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을 중시하여 붙은 이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할미’는 반드시 산에 붙은 땅이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할미’의 ‘미’는 산의 토박이말인 ‘뫼’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곧 ‘할미’의 ‘할’은 ‘크다’의 뜻을 갖는 ‘한’이었으며, ‘미’는 ‘뫼’였다. ‘큰산’을 뜻하는 ‘한뫼’는 ‘할뫼’, 또는 ‘할미’로 불리었으며, 이 ‘할미’라는 낱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할미봉이나 할미산이 생겨나면, 이와 대응되는 할아비봉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양 서면의 할아비봉은 할미봉 맞은편에 있다. 할미와 할아비의 정겨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2,934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19,35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3,470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523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426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658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411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754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051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26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273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572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363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03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468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1,913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727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727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795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20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842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638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431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