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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은 예부터 수도를 상징하는 토박이말이다. 게다가 서울이라는 땅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다의적이다. ‘그 나라의 서울은 어디입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때의 서울은 ‘수도’를 뜻하는 말이며, ‘서울 600년사’라는 말에서는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뜻한다.
그런데 ‘서울’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 말은 본디 ‘서라벌’(徐羅伐), ‘서벌’(徐伐)과 같이 정치나 행정의 중심지역을 뜻하는 말이었다. 특히 서라벌과 서벌은 ‘동쪽’을 뜻하는 ‘새’( )에 ‘마을’이나 ‘성’을 뜻하는 ‘벌’이 합쳐진 말로, 신라의 서울이었던 경주의 옛이름이었다. 그러기에 양주동은 〈고가연구〉에서 ‘향가’의 옛이름 가운데 하나인 ‘사뇌가’를 ‘동방의 노래’라 풀었던 것이다.
옛말 가운데 ‘서울’과 관련된 지명은 백제에도 있다. 백제의 서울인 ‘부여’의 옛이름이 ‘소부리’(所夫里)다. ‘서라벌’이나 ‘소부리’는 같은 뜻을 지닌 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마을을 뜻하는 말로 신라에서는 ‘화’(火: 불)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고, 고구려에서는 ‘홀’(忽)을 붙이는 사례가 많았는데, 백제는 ‘부리’(夫里)를 붙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라의 수도인 ‘서라벌’, 백제의 수도인 ‘소부리’는 모두 ‘서울’에 해당하는 옛말이었음이 증명된다.
중국에서는 서울을 소리가 비슷한 ‘서우얼’(首爾)로 적기로 했다고 한다. 얼마나 정착될지 궁금하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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