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다듬기
“‘나이타’가 뭔지 아십니까?” 성인들이 듣는 강의에서 이렇게 물었을 때 아는 이가 없는 걸 보면 이 말은 사라진 말임이 분명하다. ‘나이타’는 프로야구가 처음 생겼을 때 밤에 하는 경기를 일컫는 말이었다. 일본식 야구말인 이 말이 방송을 타자 시청자들이 항의했고 그 대신 ‘야간 경기’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새말은 이렇게 언중의 필요 따라 자연스레 생겨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언중들이 새 물건과 함께 개념이나 외국어가 따라 흘러들 때 이에 해당하는 새로운 우리말을 만드는 게 쉽지 않고, 또 만들어도 두루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국립국어원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외국어 어휘를 우리말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만들어진 말의 전파가 쉽지 않다.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malteo.net)를 통해 언중과 함께 만들어낸 말들 중에 널리 쓰이는 새말은 그림말·댓글·누리꾼·대중명품·경로도우미 등 소수에 불과하다. 정착에 성공한 새말과 실패한 말들의 면면을 보면 앞으로 새말을 만들 때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지가 눈에 보인다. 우선 말의 길이가 본디 말보다 길면 성공하기 어렵다. 유행어 ‘유시시’(UCC)를 ‘손수제작물’로 바꿨는데 뜻은 살렸지만 말이 길어 잘 쓰이지 않는다. 이미지 문제도 있다. ‘웰빙’을 다듬은 ‘참살이’는 ‘참살’(慘殺)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떠오른다는 이도 있으니, 말다듬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절감한다. 모쪼록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2,45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18,84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3,037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488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405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621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388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738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039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14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268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566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357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00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460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1,909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715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719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794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10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832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622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421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