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거리와 먹을거리
‘먹거리’는 세계식량기구에서 일하던 분이 1970년대에 영어 ‘food’처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싸잡는 우리말이 없어 애태우다 찾아낸 낱말이다. 곡절을 거쳐 꽤 널리 쓰였는데, 90년대 우리말을 남달리 사랑하며 깨끗한 우리말을 살리려 애쓰던 분이 마땅찮다고 하자 ‘먹을거리’가 나타나 요즘은 두 말이 겨루고 있는 듯하다.
‘먹거리’가 못마땅하다는 까닭은 이름없는 백성이 널리 쓰는 낱말이 아니라는 것인데, 한때 전문 학회에서도 우리 조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했다. 이름없는 백성이 널리 쓰느냐 아니냐와 우리 조어법에 맞느냐 아니냐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이름없는 백성이 두루 쓰면 조어법에 맞는 것이고 이름없는 백성이 두루 쓰지 않으면 조어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먹거리’는 움직씨 ‘먹다’의 몸통 ‘먹’에 이름씨 ‘거리’가 붙은 말인데, 이런 조어법은 백성이 즐겨 써 왔다. ‘먹다’의 몸통 ‘먹’에 이름씨가 붙은 낱말로도 ‘먹보·먹새·먹성·먹쇠 …’ 들이 있다. ‘썩다’의 몸통 ‘썩’에 이름씨가 붙은 ‘썩돌·썩바가지·썩바람·썩살·썩새 …’가 있고, ‘꺾다’의 몸통 ‘꺾’에 이름씨가 붙은 ‘꺾낫·꺾쇠·꺾자·꺾창’도 있고, ‘막다’의 몸통 ‘막’에 이름씨가 붙은 ‘막내·막둥이·막말·막매듭·막물·막손·막차·막참·막창·막판’도 있다. 이 밖에도 널리 쓰이는 낱말로 ‘덮개·덮밥·솟대’, 마침내 ‘막가파’ 같은 낱말도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2,53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18,91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3,087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492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416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627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396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3,739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042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414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272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567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362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801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463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1,909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716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723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0,794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411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832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628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426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