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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과 거짓말
나라 안에 거짓말이 판을 치니까 거짓말을 다룬 책들이 쏟아진다. 거짓말이란 무엇인가? 참말이 아닌 말이다. 참말과 거짓말은 맞서는 짝이라 참말은 거짓말이 아니고 거짓말은 참말이 아니다. 참말은 사람과 세상을 밝혀주고 거짓말은 사람과 세상을 어둠으로 가리니, 거짓말을 잠재우는 것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지렛대다.
참말과 거짓말을 가리는 잣대는 무엇일까? ‘있는 것’(사실)이다. ‘있는 것’과 맞으면 참말이고, ‘있는 것’과 어긋나면 거짓말이다. ‘있는 것’에는 바깥 세상에 있는 것, 내 마음속에 있는 것도 있다. 바깥 세상에 ‘있는 것’에는 절로 있는 것, 사람이 만들어 놓아서 있는 것, 내가 몸으로 만들어내는 짓으로 있는 것도 있다. 그래서 바깥 세상에 저절로 그냥 있는 것을 잣대로 거기 맞는 참말과 어긋나는 거짓말, 바깥 세상에 사람이 만들어 놓아서 있는 것을 잣대로도 거기 맞는 참말과 어긋나는 거짓말, 내가 몸으로 만들어내는 짓으로 있는 것을 잣대로 하여 거기 맞는 참말과 어긋나는 거짓말,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잣대로 하여도 거기 맞는 참말과 어긋나는 거짓말이 가려진다.
그런데 이 넷째 갈래의 참말, 곧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잣대로 거기 맞는 참말은 참말이라 부르지 않고 ‘바른말’이라 부른다. “어서 바른말을 해라!” 할 적에는 마음에 감추고 ‘있는 것’을 잣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고 참말을 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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