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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알바’는 독일어 ‘아르바이트’(Arbeit)의 준말이다. 아르바이트란 말이 처음 들어왔을 때 ‘부업’으로 순화해 쓰자고 했다. 그런데 최근 ‘아르바이트’가 ‘부업’보다 세곱절이나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가 ‘주업이 아닌 부업’의 의미가 아니라 ‘등록금이나 용돈을 벌고자 학생들이 틈을 내어 하는 일’의 뜻으로 대학가에서 빠르게 퍼져나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상에서 ‘알바’는 이런 본디뜻과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가상공간에서 ‘알바’는 ‘대가를 받고 인터넷상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인터넷에서는 ‘알바’처럼 여러 뜻으로 쓰이는 말들이 꽤 있다. ‘므흣하다’는 “너희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니 므흣하구나”에서는 흐뭇하다는 뜻이지만 “밤이 되면 이 사이트에 므흣한 사진들이 종종 올라와요”에서는 야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아?d?d하다’나 ‘즐’과 같은 말은 정반대 뜻으로도 쓰인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오타에서 출발했다는 ‘아?d?d하다’는 기분이 좋다는 말로도 쓰지만 ‘어이없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즐’은 ‘즐겁다’에서 출발해 ‘즐감·즐팅’ 등에서 긍정적 의미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즐!’ 하면 상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거나 더 대화하기 싫으니 빠져 달라는 말이다. 이처럼 인터넷 새말들은 처음 뜻과 다르게 부정적인 쪽으로 의미가 변하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비대면성 탓에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상대를 맘놓고 비난하는 풍조가 자리잡은 탓으로 보인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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