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대포장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의 ‘과유불급’(過猶不及·논어)이란 ‘중용’(中庸)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말이다. ‘지나침’과 관련한 한자말에 ‘과대·과소’가 있다. 이는 ‘지나치게 크다’는 뜻과 ‘아주 작다’는 뜻으로 맞서는 듯하지만 ‘지나치다’를 큰 데도 작은 데도 적용한다는 점에서 조어상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과’(過)는 더하는 쪽에 어울리지 빼고 모자라는 쪽에는 어울리지 않는데, 이런 데서도 ‘말의 한계’를 본다.
“어느 때부터인가 별 볼 것 없는 내용에 책표지만 화려한, 과대포장하고 인공 성형한 책이 늘어났다.”(〈한겨레21〉431호)
“연극은 인간 심성의 과대포장의 산물이란 게 한결같은 내 주장이야.”(김원우, 〈짐승의 시간〉)
이처럼 한 낱말처럼 굳어져 쓰이는 말에 ‘과대평가’ ‘과대포장’이 있다. 과대평가는 사전에 오른 말이나 과대포장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내용물에 견줘 포장재를 지나치게 써 부피를 늘리거나 필요 이상으로 화려한 장식을 덧붙인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실제로는 이런 뜻에서 의미가 확대돼 “업적을 과대포장하다”, “선거 공약을 과대포장하다”, “인물이 과대포장되다”처럼 사실보다 과장하고 지나치게 부풀린 것을 일컫는 데 많이 쓰인다.
공산품이 늘어나고 경쟁 상품이 생기면서 상품을 필요 이상으로 포장하는 일이 많아진 1970년대 이후 생긴 말로서, 그런 현상과 함께 좀체 사라지지 않는 말이 되었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 read more
- read more
- read more
-
성씨(姓氏)의 장단음
-
흙밥과 흙수저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외래어의 받침
-
손글씨
-
불규칙용언 (1)
-
받침과 대표음
-
간식(間食)의 순화어
-
모음조화
-
관용구와 속담
-
고급지다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단위명사
-
혼밥과 혼술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웃프다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아저씨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