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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과 새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을 제쳐놓고 나서면 집안일이 잘 안 된다는 말이다. 나아가 여성의 행실과 지위를 한계지우는 말이기도 했다. 살림하며 내조를 제대로 하는 게 미덕으로 여기던 때가 있었으나 이젠 여성이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게 더 자연스런 시대가 됐다.
이런 여성상의 변화를 새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적극적인 여성상을 반영하는 새말이 ‘줌마렐라’다. ‘줌마렐라’는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며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혼 여성을 이른다. 요즘 ‘줌마렐라’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도우미 상품과 가사 보조 상품들이 인기라고 한다.
여성상의 변화는 드라마 등장인물에도 반영된다.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삼순이’의 캐릭터는 ‘순대렐라’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이후 겉보기엔 순박하지만 실은 대찬 여성을 ‘순대렐라’라고 부르게 됐다. 기존에 자주 등장하던 ‘신데렐라형’ 인물과는 달리 독립적이면서도 평범하고 순박한 ‘삼순이’는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줌마렐라’, ‘순대렐라’ 등에 보이는 ‘-렐라’는 ‘신데렐라’에서 따온 것이다. 신데렐라는 고달픈 인생을 바꿔 줄 왕자가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의존적 여성상을 대변하는 말이었으나 요즘 새말에 붙는 ‘-렐라’는 단지 앞에 붙은 말의 특성을 가지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뜻한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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