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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와 새말
새말이 만들어지는 환경은 한마디로 사회 변화에서 비롯된다. 최근 들어 바깥나라와 사람들이 자주 오가고 방송·인터넷의 발달로 여러 나라와 문화권 사이에 소통이 잦아졌다. 외국어를 익히고 쓰는 인구도 부쩍 늘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외국어에서 비롯된 새말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은 생애를 관리해 주는 사람을 일컫는 ‘데스 코디네이터, 데스 컨설턴트’나 졸업한 뒤에도 직장을 구하거나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사는 젊은이들을 이르는 ‘트윅스터’(twixster)와 같이 외국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트윅스터’는 그저 ‘어중이’ 정도에 해당한다. 한때 ‘웰빙’(참살이)이 유행하더니 ‘웰다잉, 웰엔딩’까지 쓰고 있는 것을 보는데, ‘데스 코디네이터’라면 이런 말들과 관련된 새 직종 명칭에 든다.
외국어와 우리말을 합쳐 말을 만드는 때도 있다. 쌀시장이 개방되면서 원산지, 생산 연도, 품종, 무게 등을 거짓으로 표시한 양곡 유통업자를 신고하여 보상금을 타 내는 ‘쌀파라치’(쌀+paparazzi)가 그런 보기다. 갈수록 외국어를 그대로 들여다 쓰는 것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지고 있다. 음식점에서 완성된 음식을 구입하여 밖으로 가지고 나가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길먹거리’와 같이 순우리말로 된 새말들이 대접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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