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일꾼·큰머슴
요즘 지방자치 단체장과 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저마다 그 고을 살림을 맡을 일꾼 곧 머슴을 뽑아야 할 중요한 선거다. 일꾼 중에도 일을 능숙하게 잘하는 일꾼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일꾼이 있다. 예부터 일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여 새경이나 품삯을 달리 주었다.
“일꾼 중에선 힘으로도 상일꾼이구 사람됨도 젤 진국이에요.”(박완서, <미망>) 여기서 ‘상일꾼’[상:닐:꾼]은 ‘일꾼 가운데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일을 아주 잘하는 일꾼’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상’(上)은 전날 머슴이나 일꾼을 ‘상·(중)·하’로 구분하던 데서 온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말로는 ‘상머슴’이 있다.
현행 국어사전에는 이런 뜻의 ‘상일꾼’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표기가 같고 뜻이 다른(동음이의어) ‘상일꾼’[상닐:꾼]이 수록돼 있는데, 그 뜻은 ‘별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막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채만식 <미스터 방>) 이 ‘상일꾼’의 ‘상’은 ‘상’(常)이어서 앞서 살펴본 ‘상일꾼’과는 다르다. 이와 같은 말은 ‘막일꾼·막노동꾼’이다.
실상은 어떨지 모르나 “일꾼 중의 상일꾼 ○○○”, “상일꾼·큰머슴 ○○○” 등을 적은 선거 벽보나 펼침막들을 보면 그래도 반가워진다. ‘큰머슴’ 역시 사전에는 없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
∥…………………………………………………………………… 목록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성씨(姓氏)의 장단음
-
흙밥과 흙수저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외래어의 받침
-
손글씨
-
불규칙용언 (1)
-
받침과 대표음
-
간식(間食)의 순화어
-
모음조화
-
관용구와 속담
-
고급지다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단위명사
-
혼밥과 혼술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웃프다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아저씨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