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8,991 추천 수 14 댓글 0
학문 그르치고 누리에 아양(곡학아세)
원고생은 제나라 사람이다. 전한 제4대 황제인 경제(재위 기원전 157~141) 때의 학자로, <시경>에 밝다 하여 박사가 되었다. 강직한 사람으로, 옳다고 여기는 일은 거침없이 주장했다. 그 때문에 경제의 어머니 두태후의 기분을 거슬러서 돼지 잡는 백장이 되었다. 그런데 경제는 그를 강직한 선비라고 하여 청하왕의 스승으로 삼았다. 오랫동안 그 일을 하다가 병들어 그만두었다. 경제의 다음 무제가 황제가 되어 또 원고생을 불러냈다. 그러나 무제를 둘러싸고 있는 아양떨이 유생들이 그를 껄끄럽고 거북하게 여겨 “원고생은 이미 망녕이 들었습니다”라고 헐뜯으므로, 무제가 그를 파면하여 돌려보냈다. 그때 원고생은 이미 아흔 살이 넘어 있었다. 원고생이 불려 나왔을 때, 설나라 사람 공손홍도 함께 불려 나왔는데, 이 사람이 이름높은 잔소리꾼으로, 완고한 영감인 줄 알고 서먹서먹하여 제대로 대하려고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원고생이 한마디 했다.
“유생들, 바른 학문을 힘쓴 대로 말을 하라. 학문을 그르침으로써 누리에 아양떨지 말라.”
유생들에게 바른 학문을 힘쓴 대로 말하고, 학문을 그르치고 세상에 아첨해서는 안 된다고 침을 놓은 것이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576 | 어중이떠중이 | 바람의종 | 9,051 | 2010.01.15 |
575 | 우물 안 개구리(정중와) | 바람의종 | 8,684 | 2010.01.19 |
574 | 달팽이뿔 싸움(와각지쟁) | 바람의종 | 10,776 | 2010.01.23 |
573 | 범탄 힘발(기호지세) | 바람의종 | 9,504 | 2010.01.27 |
572 | 둘러대기 말(견백동이변) | 바람의종 | 8,088 | 2010.02.07 |
571 | 한 그물 싹쓸이(일망타진) | 바람의종 | 8,409 | 2010.02.09 |
570 | 손발 놀림(일거수일투족) | 바람의종 | 9,640 | 2010.02.21 |
569 | 지붕 위에 지붕(옥상가옥) | 바람의종 | 12,726 | 2010.02.23 |
568 | 마음에서 마음으로(이심전심) | 바람의종 | 7,615 | 2010.02.28 |
567 | 고기잡이 차지(어부지리) | 바람의종 | 7,689 | 2010.03.04 |
» | 학문 그르치고 누리에 아양(곡학아세) | 바람의종 | 8,991 | 2010.03.06 |
565 | 달아래 얼음치(월하빙인) | 바람의종 | 10,852 | 2010.03.09 |
564 | 거꿀비늘(역린) | 바람의종 | 8,383 | 2010.03.12 |
563 | 용그림에 눈동자(화룡점정) | 바람의종 | 9,893 | 2010.03.15 |
562 | 쉰걸음 백걸음(오십보백보) | 바람의종 | 8,421 | 2010.03.17 |
561 | 안갯속(오리무중) | 바람의종 | 7,604 | 2010.03.22 |
560 | 저버리기(자포자기) | 바람의종 | 7,511 | 2010.03.24 |
559 | 술못에 고기숲(주지육림) | 바람의종 | 9,155 | 2010.04.01 |
558 | 지나침은 못미친꼴(과유불급) | 바람의종 | 9,180 | 2010.04.06 |
557 | 재강겨아내(조강지처) | 바람의종 | 8,159 | 2010.04.17 |
556 | 천년의 만남(천재일우) | 바람의종 | 9,133 | 2010.04.19 |
555 | 큰그릇 늦되기(대기만성) | 바람의종 | 7,975 | 2010.04.24 |
554 | 뱀발(사족) | 바람의종 | 7,613 | 2010.04.27 |
553 | 대말옛벗(죽마고우) | 바람의종 | 6,870 | 201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