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모두를 사랑한 아버지
인구가 2천 명쯤 되는 미국 노스코와 주의 멜렌데일, 가난한 농촌 마을인 이곳에서 로이 린드 박사는 유일한 의사였습니다. 마을의 젊은이와 아이들은 대부분 린드 박사의 손을 거쳐서 세상에 나왔을 정도로 그는 오랫동안 마을사람들의 건강을 돌봐왔습니다. 허름한 정비소 2층, 박사의 진료소는 새벽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 얕은 잠을 자고 있으니 누가 아프면 곧 연락 주시오.'라는 뜻입니다. 또한 한겨울 눈사태 속에서도 만류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제설차를 동원해 환자를 진찰하러 가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먼 곳이라도, 아무리 험한 곳이라도 환자가 있으면 즉시 달려가는 린드 박사, 그가 환자 침대 곁에 나타나기만 해도 벌써 병의 절반은 나은 것 같다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이렇게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아온 린드 박사가 70 회 생일을 맞았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독신이었기 때문에 생일을 축하해 줄 아내도 아이도 없었습니다. 이에 마을사람들은 마을 강당에 몰래 생일잔치를 마련했습니다. 밴드도 부르고 커다란 케이크도 준비하고...... 린드 박사는 영문을 모른 채 강당에 들렀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마을사람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강당에 모여 강당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생일 축가를 불러준 것입니다. 그때 누군가가 린드 박사의 자손이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꼬마 한 명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제가 박사님 아들이에요."
다시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인이 일어나 "제가 박사님 딸이에요."라고 하자 또 누군가가 "저도 박사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며 일어섰습니다. 마침내 강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린드 박사의 자식임을 자처하며 일어섰습니다. 린드 박사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할 말을 잃고 사랑스런 자식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름진 피부 밑에서도 우리들의 마음은 젊다. 인생은 우리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다. (A.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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