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수첩 - 김용택 : 좋은생각
선생님, 점수 잘못 매기셨습니다
때르르릉, 드디어 시험이 끝났습니다. 오늘 시험은 고등학교 삼학년인 내가 마지막으로 치른 학교 시험이었습니다. 시원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조금 더 잘 볼걸 하는 후회가 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난 일주일 동안은 점수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내 점수를 직접 듣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영어 시간, 선생님은 들어오시자마자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주관식 문제 점수를 말해 줄테니 각자 매긴 점수와 맞추어 보세요." 나의 가슴은 콩닥콩닥 떨려 왔습니다. '혹시 주관식을 잘못 쓰지는 않았을까? 아니, 한칸씩 밀려 썼으면 어떡하지.....' 친구들의 점수가 들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점수는 내가 알고 있는 점수보다 삼 점이 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점수는 내가 알고 있는 점수보다 삼 점이 더 많은 것이었습니다. 순간 나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치른 시험과 내가 매긴 기말 시험 성적을 평균해 보니 일 점 차이로 성적이 '우'에서 '미'로 떨어졌는데 뜻밖에 삼점이 더 나왔으니 내 성적은 '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나는 답안지를 받아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답안지를 훑어보니 역시 선생님께서 채점을 잘못하셨습니다. 하나를 더 맞게 동그라미를 치신 것이었습니다. '일점, 일점 때문에.....' 나의 마음은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선생님께서 답안지를 거둘 테니 가지고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앞으로 나갔습니다. 다리가 마구 떨렸습니다. 마침내 선생님 앞에 답안지를 올려 놓았습니다. 나는 잠시 답안지를 내려다 보고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것 잘못 매기셨습니다." 이로써 나의 영어성적은 '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하늘을 날 듯이 가벼워졌습니다.
이명애 님/경북 경주군 내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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