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쓸까 - 이오덕
3부 국어공부, 무엇이 문제인가
논술시험,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써야 하나? (2/2)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편안하게 살아가고)
발명 등으로 (따위로, 같은 것으로)
윤택하게 (넉넉하게)
발휘되고 (드러나고)
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더 낫게 살아가도록)
더욱 가속화되고 (빨라지고)
편리함의 이기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들이 (편리한 기구로)
적지 않은 것 같다. (적지 않다)
그로 인해 나태해지며 (그 때문에 게을러지며)
나쁜 범죄에 사용하여 (범죄에 써서)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세상 사람들이 정신차리게도)
고도로 (높이,크게)
습득하여 (배우고 얻어)
악용한다면 (나쁘게 쓴다면)
기술혁신을 통한 신제품 개발이나 (기술을 혁신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기여한다면 (이바지한다면)
활용하면 (살려 쓰면)
큰 기여를 하지만 (크게 이바지 하지만)
그 기계가 작동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나약한 (약한)
그것의 이기를 누릴 자유가 있으나 (그 기구를 쓸)
사고방식은 (생각)
과하면 (지나치면)
옛말을 간과해서는 (잊어서는)
인간소외의 위기의식 때문이리라. (사람을 잃어버리는 위태함. 사람이 따돌려지는 위태함. 사람이 사람 노릇을 못 하는 위태함)
쉬운 우리말, 삶에서 익힌 말을 쓰면 틀린 글이 되지 않는다. 책으로 읽은 글말을 쓰니까 이와같이 어려운 한자말이 나오고, 일본말법이 되고,, 그것도 아주 틀린 말을 예사로 쓰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보기글2인데, 여기서는 글에서만 쓰는 잘못된 말이 하나도 없다. 자기 자신의 의견을 자기 말로 쓴 것이다. 다만 널리 입말로 되어 버린 한자말이나 일본말이 두세 군데 보일 뿐이다. 현실적인 문제점을 (현실의, 현실에서 부딪힌) 학생 개개인을 (하나하나를) 점수화한다면 열성적인 어머니들이 (점수로 매긴다면 열성이 있는) 그리고 우리 나라에 학생들이 맘놓고 봉사할 때가.. 란 대문에서 말이 좀 덜 되었는데, 이것은 아마도 우리 나라 학교에서 라고 쓸 것을 학교에 라고 잘못 쓴 것이 아니라면, 신문에 옮겨 실을 때 잘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만큼 깨끗하게 쓴 고등학생의 글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그다음 보기글3도 글이 아주 깨끗한 편이다. 유일신 유일하다고 란 말은 전도사란 사람과 주고받는 말 가운데서 나왔던 것 같고, 그래서 썼다고 볼 수 있다. 그 밖에 몇가지, 안 써도 될 글말이나 잘못 쓴 말을 들어 본다.
그 종교들은 각기 (저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다. 흔히 고유한 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대개는 안 써도 될 자리에 쓰는 것이다.
종교는 우위(우열)를 가릴 수 없다.
행위를 (짓을)
네 명이 (네사람, 넷)
유일무이한 (유일한,오직 하나만)
사이비 (엉터리) 종교들도
그러므로 (그래서, 그러기에) 그러므로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입으로 하는 말을 쓰는 것이 낫다. 다른 종교를 헐뜯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기 종교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제목에서도 다른 종교를 헐뜯지 말자 로 되어 있는데, 글의 내용이 다른 종교를 헐뜯는다기보다는 자기 종교를 억지로 남에게 전해 주려고 하는 사람들의 잘못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니까 말을 고치는 것이 옳겠다. 이 글을 쓴 학생이 왜 강요당한 것을 헐뜯는다고 했을까? 이것은 아마도 이 학생이 그 전도사란 사람에게 어느 정도 좋지 못한 감정 같은 것을 가지게 되어 정확한 말을 간결하게 써서 아주 살아 있는 글이 되었는데도 다른 부분에서는 몇 가지 글말을 쓴 까닭조차, 역시 그 정도로 조금은 생각이 감정으로 떠 있었기 때문이겠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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