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
이화전에 대하여
이작품은 작자 미상의 국문 소설로서, 전기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조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우리 나라의 힘으로는 왜적을 격퇴할수 없어 명나라에 구원을 요청해 왜적을 몰아 내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나서 전라도 여산땅에 괴변이 일어났으니 부임하는 부사마다 죽고, 백성도 알수 없는 병으로 수 없이 죽었으며, 여산은 마침내 폐읍이 되다시피 변해 버렸다. 이러할 때 이화라고 하는 장사가 있어 조정에 나아가 여산부사가 되어 가기를 자원하는데, 물론 이화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허구의 인물이다. 이부사가 부임하여, 먼저 관아 후원연못에 있는 수백년된 자라가 밤중이 되면 나와서 처녀가 있는 민가를 찾아가 괴롭혀 죽게 하는 것을 퇴치한다. 그런데 그 자라가 민가로 들어갈 때 대문 앞에서 "여백아! 문열어라"하니 그 대문이 스스로 열리는 것을 보고 그 대문에 걸려 있는 자물쇠를 가져오게 하여 앞에 놓고 여백을 부르니 대답을 하므로 부사가 죽은 이유를 알고 있는가 물어보았다. 그러자 여백의 혼이 알고있다고 하면서 관아 후원에 있는 은행나무 속에 수백 년 묵은 암수의 여우가 있어 조화가 무궁한데, 드 여우가 원님을 죽여 피를 먹는다는 것이다. 이에 이 부사는 고을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은행나무를 베게 하였더니, 나무 속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나무 위에서는 백발노인이 살려 달라 외치고, 땅에 떨어져 죽은 요괴는 소녀로 변하는 것이었다. 이 부사가 크게 놀라 여백을 불러 물어 보니, 원님은 3년후에 중국에 들어가 죽게 될것이며, 자기에게도 큰 화가 닥쳐 왔으니 도망하겠다 하고 다시는 대답이 없다. 그런데 대문 자물쇠에 붙어 있었던 귀신은 임진왜란때 청병장인 이여송의 아우로 부원수로 형과 같이 출전했다가 전사하고는, 그 영혼이 의지할데가 없어 자물쇠에 붙어 있었다고 했으나, 이여백이 임진왜란에 출전한 것은 사실이나 전사하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작가의 허구이다. 이렇게 하여 이부사가 수백년 묵은 자라와 여우를 퇴치함으로써 여산 땅은 무사하게 되었으나, 그때 죽지 앟고 살아 남은 암여우가 중국으로 들어가 황제의 총비를 죽여 없애고, 자기가 총비의 탈을 쓰고 황제를 유혹하게 되니, 국사가 날로 어지러워진다. 하루는 총비가 아파누워, "밤마다 꿈에 조선의 장사 이화가 와서 나를 죽이려 하며, 대국을 치고 황제를 죽이겠다고 하니, 빨리이화를 잡아들여 죽이소서." 라고 말하자, 황제는 크게 노하여 조선에 사신을 보내어 이화를 데려오게 한다. 이화가 중국으로 들어가는데 홀연 이여백이 나타나 중국으로 들어가 살수 있는 계교를 일러준다. 이에 이화는 이여백이 시키는대로 보라매를 사가지고 가서 황제 앞에 내놓으니, 그 보라매가 총비의 백호를 쫓자, 총비가 죽으면서 여우로 변하였다. 황제는 이화로부터 전후의 얘기를 듣고는 요괴를 퇴치한 공을 사하고는 높은 벼슬을 제수한다. 이화는 중국에서 벼슬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와 이여백의 화상을 그려 사당을 지어 보시고 사시로 제사를 지내 주었다. 이와 같은 '이화전'은 요괴퇴치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으로, '김원전'이나 '김영전'과 같은 유형의 전기소설로서, 우리의 겨레의 지혜를 중국에 과시한 점에 있어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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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말에 시운이 불행하여 임진년에 왜적이 크게 일어나서, 모든 장수며 군사가 정예하여 물을 건너와 백성을 마난즉 살해하니, 상과 문무백관이 날마다 근심하여 군신이 상의왈,
"장수를 뽑아 삼군을 익르어 적군을 막으라."
하시대, 장수 수명 발군하여 나아가 진치고 적을 기다리더니, 왜적이 날아들어 일합 충살하여 조선군이 반이나 죽으매, 남은 군사 감히 저항하지 못하여 달아나거늘, 적병이 승승 장구 하여 성에 들어가 여름농사 지으며 아국 사람과 혼인하여 사는지라. 상이 근심하사 통곡 왈,
"아국이 불행하여 왜적에 함놀 한바 되었으되 일인도 가히 막을자 없으니 이를 어이 하며, 수토 백성이 반년에 유리할줄 어지 알리오."
하시고 감창유체하시니, 백관이 오열고두청죄 왈,
"이제는 달리 처치할 길이 없사오니 대국에 청병이나 하여 봄이 마땅할까 하나이다."
상이 옳게 여기사 중원에 사신 보내어 청병하시니, 명천자 대경하여 즉시 장수를 뽑아 보내실새, 장군 이여백 형제를 장수 삼아 일만 정병을 거느려 보내시니, 이여백 형제 하직코 사신과 한가지로 아국에 이르러 이여백은 좌선봉이 되고 이여송은 우선봉이 되어 가각 군사를 거느려 나아가 왜적과 접전하매, 수합이 봇하여 적병이 대패하여 행렬을 앓고 어찌할줄을 몰라 사방으로 분산하여 살기를 바라 돌아가니라. 가석할사, 이여백은 만리 타국에 와 만군중에 죽으니, 어찌 망극하지 않으리오. 이때에 왜적은 멸하였으나 여송은 형을 죽이고 망극히 돌아가고, 상은 만조백관을 거느리어 입경하사 연구히 태평을 누리시나, 전라도 여산 고을 간 원마다 죽고 고을이 황폐하여 인심이 궤란함을 들으시고 깊이 근심하사 유예불평하시더니, 시에 이화 란 장사있어 이찍 무과급제하여 오래 벼슬을 못하고 분울해 하더니, 차언을 듣고 상소하여 주왈,
"신이 이제 과거하여 10여 녕에 벼슬을 못 하옵고 성하에 무익 하옴을 숙야에 한이 깊삽더니, 이제 여산의 재변이 고 이하와 본국이 위태하오니, 신이 비록 재주 없사오나 한번 입거하와 사변을 제어하오리이다."
상이 서사를 보시고 대희하사 즉이 여산부사를 제수하시자, 이화 대희하여 사은하고 집에 돌아오자, 가중이 대경하고 부모왈,
"이제 여산 가는 원마다 죽은자 30여인이라. 네 구태여 자원하여 죽으려 함은 어쩜이뇨. 달리 말고 가지 말라."
생이 대왈,
"소자 듣자오니 사불범정이라 하오니 존고는 과히 염려치 마소서."
인하여 즉시 하직코 발행 4일에 여산에 이르러 도입하고 본부 왈,
"아사를 수보하라." 관인이 일시에 보왈, "수보하지 못하리로소이다." 원이 대질왈, "내 조그마한 사용의 말을 들으리로. 빨리 수보하라."
하리 고이히 여기고 두려우나 시러곰 마지 못하여 쓸고 고하니라. 이에 원이 걸어 배회하더니, 앞에 부슨 나무 있거늘 물은대, 대왈, "고인이 이르되 천여 년이나 묵은 은행나무라 하더이다." 하더라.
원이 밤에 잠이 없어 두루 배회하니, 월광은 은양에 배이고 만뢰 구적하매, 자연 두루 걸어 후언에 이르니 큰 못이 있거늘, 나아가 못가에 앉아 속상을 굽어보려니 홀연 물 가운데에서 소반 같은 검은 짐승이 나와 마로 마을 집으로 가는지라, 극히 고이히 여겨 마침내 보고자 따라가니, 고을 과역한 집에 들어가벼 의연히 말하여, "이여백아, 문열어라." 하니 문 속에서 응대하고 문열리는 듯 하더니, 그 짐승이 들어가거늘, 더욱 고이히 여겨 가까이 가보니, 문득 배 앓는 소리 진동하더라. 조영히 들으매 달이 서령에 떨어지고 원촌에 계성이 나니, 그 짐승이 또나와 여백을 불러, "문열라." 하니 대답코 문을 여니, 다시 나와 그 못속으로 들어가는지라. 원래 여백은 당장이라. 타지에서 원사하여 고혼이 유유탕탕 무의하다가 이집 자물쇠속에 접하였으니, 옥동사귀되어 뒷복의 묵은 자라의 청을 들어 문을 ㅇ응하여 사람을 앓게 하더라. 원이 가장 의범하여 돌아와 자고 명일에 과인을 불러 그 집에 든 자를 물으니,
"이고을 아전의 집이니이다." 즉시 아전을 부르라 하여 문왈, "네 예서 산지 몇해나 되었느뇨." 대왈, "오륙대를 아전으로 내려왔으니, 몇해이온줄 알리이까." 원 왈, "네집 자녀소솔은 얼마나 되며, 일직이 우환이 없었느냐." 대왈, "소인이 신수 기험하와 나이 늦도록 한 자식이 없어서 상하 설워하옵더니 노년에 일녀를 얻었사오며, 비록 무익하오나 재용 총혜하옴이 드므온지라, 깊이 사랑하오며 의롭사옵은 위에 없삽더니, 7세부터 야야 복통을 얻사와 아제 7,8년에 점점 고황지질이 되오니 죽기에 가까운지라. 일로 설워하나이다."
말을 끝내고 구구 연낙하거늘, 원이 추연이 여겨 이르되, "네 원래 가히 불쌍하니 내 술로 병 고칠 바를 이르리라." 아전이 전전 감은하니, 원이 작야사를 생각코 짐작을 이르되, "네집 문앞을 널리 파고 그 속에 탄화를 많이 피워, 그 위에 흙을 얇게 하여 허방을 놓으면 반드시 신통함이 있으리라." 아전이 배번 감사하며 짐에 돌아와 원의 가르친 대로 하였더니, 과연 차야부터 앓지 아니하는지라. 아전 부처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원에게 은혜하여 하니, 다만 제 집 전답 문서 가장을 가져다가 원의 앞에 이르러 백배칭은 고두사 왈, "천만 의외에 높은 은혜를 입사와 죽사올 한낱 자식을 실리시니, 황공 성은 이 백골 난망이라. 소인의 전답 문서를 감히 드리나이다." 원이 소왈, "내 불길한 문서를 받으리오. 다만 네게 달리 청할것이 있으니 들을소냐." 아전이 감황 대왈, "소인의 모체를 헤치어도 당당히 사양치 못하오리니 이르시는 바를 봉행하리이다." 원이 답왈, "네 집의 묵은 큰 자물쇠를 구하나니, 큰 문 잠갔던 것을 가져오라." 언필에 아전이 전도히 가더니 드쇠를 가져다가 죽시 헌하는지라. 원이 기꺼이 받고 문왈, "네 집 허방 놓은 곳에 무슨 표 있더냐." 아전이 대왈, "큰자라 그속에 빠져 죽었사오니 고이히 여기나이다." 원왈, "그 짐승이 네 자식 앓게 하던 것이니라." 한데, 아저과 듣는 자 신기히 여기고 아전은 감사 백배하여 가니라. 이화 그 자물쇠 속에 이여백의 혼이 접하였음을 알고 읍중 재변을 알고자 하니, 치인의 신기묘략과 덕을 알리러라. 자물쇠를 앞에 놓고 소리하여 이여백을 부르니, 그쇠속에서 쾌히 대답하니, 원이 고성왈, "내그대 성명을 들으니 대국 명장이라. 불행히 타국 난군 중 몸이 망하메 인간의 차탄하는 마이어늘, 비록 혼백이나 녹록히 말을 집 자물쇠 속에 들매, 짐승의 청을 들어 사람을 해하니, 그대의 용상함을 위하여 웃노라." 여백이 감탄왈, "내 네 나라를 위하여 구하러 만리 타국에 왔다가 애매히 난군중에 죽음을 만나 이런 고혼이 유유 탕탕하여 의자할 길이 없겉늘, 이 집 자물쇠 나이 많아 가히 주접하기 마땅한지라. 머물러 온지 오래지 아닌지라. 무슨 사람을 해함이 있으리오." 이화 이르되, "내 가히 보았는지라. 문을 열어 출입을 응하니 해한 작시 아니냐." 여백왈. "이 뒷못에 만년이나 묵은자라 있어 신기 도술로 사람을 잃게 하며 괴로이 보채니, 이기지 못하여 문을 열어 주나, 구태여 해함이 아니로다." 이화 왈, "여언이 최선하니 지리히 이를 것이 아니나, 내 다만 긴도히 묻고자 하는일이 있으니 혼은 사양치 말라." 하고, 인하여 문왈, "내 들으니 이 고을 원이 전후에 오는 이마다 죽는 자 하나둘이 아니라. 반드시 무슨 요사작나함이라. 어찌 알소냐." 여백왈, "내 모름이 아니나, 이사귀 억만여 년 북은 은행나무 점유하여 신기묘산이 천만리를 제치고, 능통요술이 이매망량을 다 멸하니, 이러므로 고을 원이 많이 죽었으나 감히 뉘우치지 못라였으매, 제어하는 도리 극난하니 말과 의사 부질없도다." 이화 차언을 들으매 사세 다난하되 종래 알아 제방할 뜻을 두고 다시 문왈, "내 비록 용렬하나 약간 간사로 없이할 것이어늘 말을 끝내고 묻지 않음을 나를 업수이 여김이라. 빨리 이르지 아니하면 내 찬 보검이 수중에 있으니, 네혼령을 버히리라." 여백 왈, "처음이라. 더크게 말하면 크게 어려운 줄 달거든 다시 물어 두렵게 하내 어찌 이르리오." 이화 성노하여 칼로 당당히 버히고자하니, 여백이 애걸하여 왈, "네 나를 버히고자 하니 무릇 두 번 죽는 일이 없으나, 너를 불행히 만나 괴로움을 당하는지라, 내 이르나 에 처지를 잘못하면 나는 예있지 아니하고 너도 참사하리라." 이화 운둔 문왈, "좋은꾀를 가르치면 어찌 성치 못하리오." 여백왈, "저 은행나무 천여 년이나 묵은 여우 자웅이 있어 변화 무궁하여, 이 고을 원마다 죽여 그 피 빨아먹으니, 점점 요술이 더욱 신기한지라. 잡기를 착실히 할지니, 이고을 백성에게 영하여 만군으로 겹겹이 진쳐 인인이 다 활과 총과 창검을 장약하여 대하고, 대톱과 큰 도끼로 나무를 버히면 처음 혈이 낭자할것이니, 억만병으로 여우를 잡되 일시에 둘을 다 잡으면 변이 없으리라." 이화 차언을 듣고 기꺼워서 왈, "내 착실히 할 것이니 염려 말라." 하고 가 면에 하령하니, 그물을 맺거 두루 치고 억만인으로 겹겹이 둘어 진치고 나무를 버히라 하니, 모든 관리와 백성이 일시에 말려 왈, "이나무 극히 영겁하와 나무 위에 백수 노옹, 노고 때때로 나오니 이는 신선이라. 신기 변화 무궁하니 이 나무 버히신즉 백성이 다 죽기 쉼사오니 성주꼐서도 화 있사온가 하나이다." 원이 대소 왈, "너희 무삼 지각이 있노라 감히 내 명을 거스리느뇨. 순의치 아니하니 나무 속 묘사를 잡지 못한면 반드시 너희들 이 창검으로 처벌하리라. 빨리 나무를 버혀 착실히 다 잡으라." 하고 호령하니, 질성이 상이 무너지고 고을이 터지는 듯하니, 모든군사 문득 황겁용약하여 일시에 달려들어 버히니, 과연 나무 속에 유혈이 낭자하니, 다 실색 창황치 않을수 없어 일시에 빌어왈, "이나무 변이 이 같사오니 덕분에 버히지 마사이다." 원이 문득 고성으로 대질왈, "너희 관원의 지휘를 받아 몸이 비록 진하나 맞지 아니려든 나무 재변이 여차하며 버히는 바라. 너희 방자히 굴어 대사를 이렇듯 긄케 하니, 반드시 실리지 못하리라." 하고 호령이 추상 같으니, 제군이 마지 못하여 일시에 버히니라. 연하여 나무 위에 백발노오, 노고 있어 '살리라' 벽력같이 소리지르니 문득 천지 합색하는 듯 일광이 혼무하고 음풍 대작하며 내외 진동하니, 성하 제군이 다 거구로지고, 이화 겨우 정신을 차려 고성 왈, "모든 군사는 창검을 발하여 저 요괴를 잡으라." 연하여 재촉하니, 군민이 겨우 인사를 차려 일시에 고함하고 나무를 버히니, 요괴둘이 땅에 떨어지매 길이 한발은 되고 금빛같은 여우라. 화살과 창검으로 그 짐승을 죽이니 그제야 정신을 차려 원에게 사례왈, "이런 요괴 읍중에 있어 종전 대변이 그러하옵더니, 성주 명공의 신기 이 같사오니, 이제는 태평을 누릴줄을 어찌 알았으리오. 천신이 강림하여 여러 원님의 보원을 하시다." 하더니, 문득 보니 죽은 여우 숫여우 뿐이라 하니, 이화 실성대경하고 돌아와 여백더러 왈, "지휘로 인하여 잡았으나 암 여우를 잃었으니 장차 어찌하리오." 여백이 대경왈, "당초에 너더러 이르매 하나 잃으면 대한이 있으리라 하였더니, 암여우를 잡지 못하였으니 나도 아무곳으로나 피하려니와, 너는 삼년내 대국에 가서 죽으리라." 하고 하직하고 없거늘, 아무리 부르나 대답지 않으니, 이화 기울지념을 정치 못하여 일야 면식이 불안하여 여취여치하여 지내더라. 화설, 암여우 여러 천여 년을 태평히 지내다가 이화의 화를 입어 분울함을 이기지 못하여 대국에 들어가니, 황제 이때 백관의 조회를 파하시고 춘화당에 어좌하여 외첩귀인을 청하사 화촉을 완상하실새, 귀인의 반취한 양볼이 도화같고 춘풍을 이기지 못하여 세우 휘둘러 광풍을 만난 듯 하여 아리따운 태도 인심을 녹일 듯 한지라. 황제 새로이 희소 왈, "귀인의 반취한 옥안이 금이 더욱 진실로 경국지색 이로다." 하시더니, 언미필에 동남간으로서 금광이 조요하여 모란 포기로 들어가거늘, 황제 대경하사 궁인으로 가보라 하시니, 종적이 없는지라, 황제 의혹 경민 하사 장사로 궁중 사면을 지키라 하시나, 종래 무슨 자췬줄 모르고 궁인이 많이 불행하더라. 차석타. 귀인이 그날 여우를 보고 기운이 혼침하여 즉시 침실로 들어와 밤새 위중하여 극중한지라. 황제 크게 근심하시고 궁중이 진경하더라. 이때 그 여우 밤마다 삼사경 이면 궁중에 들어와 귀인 침소하더니 병이 드는지라. 일일은 일기 심히 음랭하여 사람의 기운을 혼침케하더니, 차야에 홀연 바람이 일어나 촉화어지럽고 한기 사람에게 사무치니, 궁중 제인이 다 거꾸러졌더니, 여우 들어와 귀비를 잡아 골육을 다 먹고 그해골을 써 완연히 그 자리에 누었으니, 뉘능히 여우인줄 알리오. 동방이 밝으매 모든 궁의 방을 보니 완연히 전과 같거늘, 들어가 귀인을 보고 꿇어 문왈,
"간야에 음풍이 일어나고 냉기 극심하니 가장 고이코 기운이 혼침하와 겨우 진정하였사오니, 행여 귀체를 상하신가 하여이다." 귀인이 탄왈, "너희 등이 나로하여 여러날 경야하여 구치하니 그렇도다. 나도 그런일 없고 병세 나으니 차후는 염려 말라." 하더라. 언필에 황제 병을 보고자 들어오시니, 귀인이 화계 복지 돈수 왈, "신첩이 폐하의 은총을 온전히 입사와 아제는 병세 나았아니다. 폐하의 망극하온 은념이로소이다." 상이 크게 기꺼워하여 그 손을 잡고 웃어 왈, "귀인의 병으로 근심이 깊더니 금일에 얼굴을 보니 가장 신기 한지라. 천상 정장 유액을 먹었도다." 귀인이 고운 빛을 머금고 아리따운 교태를 하니, 교언영색이 장부의 굳은 간장을 사르는지라. 황제 더욱 과혹 하사 조야사를 귀인의 처치대로 하니, 나라가 점점 어지럽더라. 일일은 귀인이 금금에 싸여 일어나지 아니코 앓으며 상께 고왈, "근래 야야에 꿈울 꾸오니 한 장사 보검을 비껴 들고 이르러 조선국 이화 여산원 장수라하고 칼을 들어 첩의 머리를 치고 이르되, 타일 내 반드시 아군 전발하면 천자와 너의 머리를 버혀 쾌히 하리라 하고 죽이려 하오매, 꿈을깨니 이리 앓아서 죽음이 가까오니 잔구하온 목숨을 아끼옴이 아니오라 폐하의 갖자온 은혜를 잊자오면 구천 타일에 원혼이 되올지라 깊이 슬퍼하나이다." 상이 탄왈, "숨이 고이고 또한 병이 저렇듯 하니 필연 조선 장사 있어 정녕하다." 하시고 조선에 사람에 보내어 이화를 잡아오라 엄칙하시니, 사자 아국에 이르매, 선조 황칙을 받자와 이화 불러 보시고 가기를 이르시니, 이화 전일 여백의 말을 아뢰고,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아뢰어 작별하니, 상이 또한 감탄하사 왈, "이 다 아국 재변이 대국에 참변한가 싶으니 양국의 불행이라. 어쩐 연곤 줄 아지 못하고, 돌아오지 못함을 헤아리니 침식이 불평하도다." 하시고 아무려나 빨리 감을 전교하시니, 이화 사표를 향할 의여취여치하여 집에 돌아와 부모 처자와 친척을 모아 생리 사별됨을 함구 탄왈, "전일 여산에서 이화를 나타내었으니 또한 원될 것이 없고, 장부 한번 죽기를 아낌이 아니라, 노래 노부모를 이별하고 타국 원혼이 되매 어찌 참담한 심히를 억제하리오." 인하여 누수 냉락하니, 부모 통곡 왈, "무단히 대국에서 부름이 고이하나 어찌 돌아오지 못함을 이르느뇨." 이화 여백의 말을 고하자 부모 처자 우너근 족친이 아니 우는 이없더라. 정일을 당하여 십리 정도에 주찬을 익르어 배별하고 천행으로 다시 돌아옴을 축원하더라. 이화 궐하에 하직코 발행하여 3일이 되매 의주에 이르러 홀로 잠이 없으니, 문에 기대 비회를 정치 못하여 탄식, 옹려에 하늘을 우러러 축수하더니, 홀연 공중에서 불러 평부를 물으니, 이화 경혹 답왈, "혼야에 뉘 나를 운군히 불러 묻느뇨." 답왈. "나는 이여백이니, 이제 네 저렇듯한 형색이 있을줄 먼저 헤아린 바라. 가히 참혹하여 보지 못함이로다." 이화 반갑고 기쁨을 띠어 답왈, "금야 찾음이 실로 여의라. 생사에 유신함을 알리로다. 과연 그대 영신의 이 같음에 밤곡하나, 장차 어쩌리오." 여백이 위로 왈, "내 찾음이 살길을 알리고자 함이라. 수회를 그치고 자세히 들으라." 이화 감은함을 이기지 못하더니, 여백왈, "내일 발행하반 일이 못하여 비가 오거든 여차여차 한집에 들면 보라매 있을 것이니 값을 헤아리지 말고 사 가지고 대국에 이르러는 황제 반드시 옷을 벗고 들라 하나 죽기로 거역하고 벗지 말고 그 매를 소매 속에 넣고 들어가 내어 놓으면 살 게교를 족히 될것이요, 공명도 얻르까 하노라." 이화 대회 감읍왈, "뜻하지 아니한 곳에 이르러 은근히 살기를 두 번 가르치시니 진실로 은혜 백골난망이라. 타계에서 갚기를 기약하고 상벌하노라." 명일에 길 떠나 반일이 못하여 과연 죄우 대래하니, 이화 양천사 왈, "여백의 신기함이 이 같도다." 하고 마을을 찾으니, 과연 여백이 이르던 집이 있거늘, 이꺼이 들어가 주인에게 불을 구하여 옷을 말려 입고 두루 보니 조금나 보라매 있거늘, 사기를 기약하고 크게 기거이 주인을 청하여 문왈, "저매가 주인의 것이냐." 담왈, "우리께 삼대째 내려오나니 사냥을 잘 하여 일로 십여 수를 잡으니, 저매로 일생 생애를 하매 귀하게 여기나이다." 이화 왈, "내 젊어서부터 매를 좋아하더니, 이매를 보니 일생 소원이라. 내 값을 정치 않을것이니 네 팔라." 주인이 답왈, "이를 파오면 생애 그쳐질 것이니 팔지 못하겠소이다." 화 은자 천냥을 주어 왈, "비록 어려우나 내 지극히 사고자 하니, 객중 소회를 위로하고 다시 팔라 한들 무엇이 어려우리오." 주인 그 간절함을 보고 감동하여 주니, 이화 대열하여 그 매를 가지고 중원에 이르러 황제께 뵈옴을 아뢰니, 귀인이 시좌하였다가 고왈, "조선복색을 다 벗고 들어오라 하소서." 상 또한 벗고 들어왈 하신데, 사관이 나아가 웃옷을 벗고 들어오라는 황명을 이르자, 이화 진복질 왈, "조선 예의국 지방 사람이라. 조그마한 조선에도 옷 벗고 뵈는 일이 없거늘, 하물며 황제 만승지전에 옷벗고 뵈는 도리 있으리오." 하고 사자를 물리치고 점점나아오더니, 귀인이 겁하여 이르되, "이화 황명을 저렇듯 거역하니 전일 몽사를 생각사오면 어찌 흉악지 아니하리이까. 빨리 장사로 들어오는 문을 닫고 옷을 벗기려 하니, 이화 고성왈, "비록 황사의 명이 계시나 죽을지언정 옷을 벗지 못하리라." 하고 손으로 모든 장사를 밀치고 정전에 들어가니, 황제 귀비와 한가지로 앉아계시거늘, 이화 황상께 팔배 고두 한후 문득 소매에서 매를 내어 놓으니, 바로 귀비의 어리에 날아 앉아 백호와 두 눈을 쪼아 먹으니, 귀비 변하여 문득 황급 같은 여우되거늘, 황제 대경 실색하사 좌우로 하여금 끌어 내라 하시고 겨우 정신을 정하사 이화를 나아오라 하사 손잡고 연고를 물으시니, 이화 전후 수말을 세세히 주달하니 황제 차탄하시고, 상이 심히 참담하사 귀인이 여우에게 죽은 줄을 척연하사 여우 주검을 일만 조각 내어 귀인의 신의를 위로하시고 제문지어 제하시고, 좌우를 돌아보라 가라사대, "이화의 신기 도술이 아니었던들 거의 종사를보전치 못하고, 천하 갖산이 타인에게 돌아감을 면치 못하였으리라." 하시니, 군신이 일시에 만세를 불러 하례 왈, "이화의 신기 며산으로 대화를 진정하오니 이는 폐하의 홍복이로소이다." 상이 전교 왈' "이화를 영릉 태수 무신후에 봉하라." 하시고 금은 보화를 많이 주시니, 이화 황광복지 왈, "소신이 천위를 범하온 죄 중하옵거늘, 높은 봉작을 주시고 또 증상르 어찌 받으리이까. 복원 폐하는 신의 무례한 죄를 다스리소서." 상이 위로 왈, "경은 진실로 사직지신이라. 조선에 지자 많음을 희열하나니 경은 사양치 말라." 이화 백배 사은하고 물러난다.
선시에 이화의 부모 처자 북을 바라 호곡하니 혈루 첨의하더라. 기처 한씨 재용 덕행이 빼어났더니, 차시를 당하여 유자를 어루만져 통곡왈, "첩이 죄악아 주앟여 골육이 성치 못하오니, 구고도 한낱 이 아해를 무휼하사 종자를 잇게 하옵소서. 첩이 당초에 부자의 뒤를 이어 죽으려 하되, 지아비 이르되 둘이 다 죽으면 봉사를 의탁하라 하였사오니, 첩이 차마 멸치 못하였더니 잘길러 봉사를 의탁하라 하였사오니, 첩이 차마 멸치 못하였더니, 이제 이아비 타국에 가서 헛되이 우너사 하되 소식을 들을 길이 없삽고 해골을 거두리이꼬. 첩이 차마 안신치 못하오리니, 이제 나아가 백골묻힌땅을 찾아가 혼잭을 따라 뒤를 좇고자 하나니 불효가 태심하오이다. 구고는 무념하시고 길이 무강하소서." 하고 돌아 거연히 하직하니, 부모 대경하여 통곡 오열왈, "네 어찌 노인과 유아를 두고 이런 설계를 하느뇨. 이제 반년을 더 기다려 해아의 생사를 알아 결단하라." 하니, 차마 떠나지 못하고 통곡하더라. 이적에 이화 황제께 상표왈, "은덕을 입사와 벼슬이 이름나옵고 은총이 빛나오니 길이 종신토록 섬기고자 하오나, 칠씹 쌍인이 다른 자식이 없는지라, 늙은 어버이를 보게 하시면 신의 일신 사생을 모르고 주야 통곡하는 가운데 생환하는 생사를 보게 하옵소서." 상이 간필에 추연 탄왈, "짐이 불행하여 궁궐에 요얼이 작란함을 몰랐더니, 경의신기 묘락으로 요얼을 제방하고 궁중이 평안하니 실로 골이 큰지라. 장차 머물러 작상을 갚고자 하더니 표를 보매 위친지정을 막음이 임박한지라. 인자지정을 막지 모샇여 돌려보내나, 심히 결연하여 침식이 불안하리로다." 이화 백배 고두사 왈, "신이 가기를 바라도 폐하 은헤를 다 갚삽지 못할까 하나이다."' 인하여 하직하고 돌아올새, 각각 금은을 실어 전송하니, 재물이 불가 승수 더라. 이화 돌아 향하여 오래지 아니하여 압록강을 건너 생황하는 소식을 급히 통하니, 일가 황홀 희지하되 도리어 통곡하고, 한씨는 이 소식을 듣고 여몽여상하여 기절하니 합가 위로하더라. 오래지 아니하여 이화 이르러 상달하니, 상이 빨리 불러 인견하사 칭찬왈, "짐이 지각이 없어 영웅과 신기를 알지 못하였더니, 진실로 경은 고금에 없는 재략이라. 대국에 이르러 달기 없기 하고 조정을 평정하여 아국을 빛내니, 금옥 같은 절효 죽백에 드리오나 믿지 못하리로다." 여러 번 칭송하사 도총부총관에 명하시고 충렬공에 봉하시니, 이화 고두 사은하고 집에 돌아오니, 부모 반김이 극하니, 연이 집수하여 통곡 반향에 기쁨을 이르어 생환한 수말 전후사를 일일이 고하되, 부모와 처자며 덕으로 두 번 살기를 얻고 양국에 대공을 얻었음을 칭찬하고 은혜를 망극하여 부모 이르되, "진실로 여백의 은덕을 세세 생생에 갚지못하리라. 하물며 너와 네 자손은 대대로 잊지 못하리라. 당에 사당을 이루고 화상을 만들어 사시 향화를 그치지 아님이 옳으니라."
이화 즉시 화상 만들어 사당에 걸고 사우를 잇게 대대로 자손이 향화를 그치지 아니하니라. 이화 중국에서 얻은 바를 충관과 빈궁한 일가 친척에세 나누어 주고 인근사람에게 나누어주고, 혼상대서를 구제하니, 원근사람이 칭송하는 소리 진동하더라. 이화 부귀 극하니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 돌아가 노부모를 효양하고, 자손이 버성하여 천년 안향하니, 후인이 아름다이 여겨 사적을 약강 기록하여 후세에 전하나니라. 대강 이화의 영웅호걸과 이여백의 여달한 정백을 후인이 알게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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