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달이 뛰어가던 병산의 맑은 모래사장에는 붉고 노란 깃대가 꽂혀있고 부용대 앞 하외마을의 나루가 사라진 것처럼 병산의 강변에는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만일 이 사업이 계속진행 된다면 앞으로 저 깃대가 꽂혀있는 백사장을 강이라 불러야 할 것이며 저는 이 강가에서 수달은 본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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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조금씩 지쳐가는듯하고 강을 바라보는 시선에 슬픔이 베여있습니다. 그러나 이 강에 깃든 생령들과 미래에 이 강가에 올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상황을 슬픔의 외피로 외면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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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가하는 폭력들은 조만간 우리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올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살아있는 동안 해야 할 첫번재 일은 ..... 진행 방향에서 잠시 멈추어서 지금 우리가 지나가는 발자국이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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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 서원으로 향하는 이 아름다운 이 풍경들을 한장의 사진으로 남겨 두기에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 슬픔과 잃어서는 안될 것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너무 클것 같습니다. 이제 깊고 아름다운 이 습지들을 풍산 들판에 "농지 리모델링"이라는 이름으로 퍼올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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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슬픔이나 상실감 따위의 감정 보다 더 두려운 것은 ....누천년 동안 강이 만들어 놓은 비옥한 땅을 덮어가는 야만적 행위 뒤에 우리의 욕망 곡선을 따라 밀려 들어 올 것들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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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경의 마지막 사진은 운하 공약을 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된 직후 2008년 1월 병산서원으로 올라가는 언덕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강이 어떻게 흐르며 강과 습지들이 어떻게 연관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생활과 문화가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즈음에서 저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분들께 한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래는 지난 6월 밀양 시민들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경향신문에 올린 광고입니다.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상주의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도 같은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운동을 확산하고 싶어 했지만 주위의 지인들은 종교인인 제가 돈과 관련 되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크게 염려하셔 선뜻 마음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체를 가지고 계신 분들께서는 참여하여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동참하여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현제 저는 .... 오마이뉴스 블러그에 4대강 관련 글을 올리고 있고 그에 대한 대한 원고료 주기에 일정 금액이 입금되고 있습니다. 지면을 할애 할 만큼의 금액이 모이는 대로 - 이 운동이 끝나는 날까지 전액에 대하여 (현제 21만원 입금 상태...) 위의 사진, 혹은 같은 테마의 광고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병산 서원과 낙동강의 습지를 사랑하는 분들께서는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