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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호 友山 송하경. 휘호를 쓴 송하경 성균관대 명예교수(儒學)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장, 유학동양학부 서예문화연구소장, 한국동양철학연구회 회장, 한국서예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송 교수는 新俗美主義 서예를 강조하면서 21세기 서예의 변화를 추구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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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샛길과 굽은 길’이라는 ‘旁岐曲逕’(방기곡경)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교수신문 필진,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학회장, 전국대학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216명 가운데 43%가 ‘방기곡경’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
<2009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 결과>
설문 결과 |
의 미 |
방기곡경(旁岐曲逕) 43% |
샛길과 굽은 길로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니라는 뜻.
일을 바른 길을 좇아서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비유하는 말 |
중강부중(重剛不中) 19% |
삼중으로 겹쳐진 강이 서로 옳음을 주장하지만 중도를 얻지 못한다는 뜻 |
갑론을박(甲論乙駁) 12% |
서로 논란하고 반박함.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했다는 의미 |
서자여사(逝者如斯) 10% |
가는 세월이 물과 같다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두고 그침이 없구나. |
포탄희량(抱炭希凉) 10% |
숯불을 안고 있으면서 서늘하기를 바란다.
목적과 행동이 다른 경우에 사용하는 말. |
'방기곡경'은 일을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조선 중기 유학자 율곡 이이가 『동호문답』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소인배는 ‘제왕의 귀를 막아 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방기곡경’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는 “정치권과 정부에서 세종시법 수정과 4대강 사업, 미디어법의 처리 등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갈등을 안고 있는 문제를 국민의 동의와 같은 정당한 방법을 거치지 않고 독단으로 처리해온 행태를 적절하게 비유한다”면서 “한국의 정치가 올바르고 큰 길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소망까지 반영한 사자성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응답자들도 정부가 굵직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과 국정운영 방식에 아쉬움을 지적하면서 ‘방기곡경’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손주경 고려대 교수(불문학)는 “긴 안목으로 진정 국가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과연 모든 이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물리적 이익을취하려다 정신의 풍요로움을 이룰수 있는 요소를 버리지 않았는지를 성찰하지 않았던 한 해”라고 밝혔다.
조상식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정부의 신뢰를 저버리는 정책 추진으로 인해 현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영문학)는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등 여러 현안들을 진솔하고 정정당당한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임기웅변 식으로 모면하려는 인상이 강했다”면서 “올해 우리 사회가 겪은 사회적 혼란은 정부와 집권 정당의 이런 자세 때문에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서로 옳음을 주장하지만 중도를 얻지 못한다는 ‘重剛不中’이 19%,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했다는 의미의 ‘甲論乙駁’이 12%로 뒤를 이었다. 가는 세월이 물과 같다는 ‘逝者如斯’와 숯불을 안고 있으면서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목적과 행동이 다른 경우에 사용하는 ‘抱炭希凉’은 각각 10%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가장 안타까웠던 일로 전직 대통령 두명과 김수환 추기경의 서거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김연아·신지애 선수 등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기뻤던 일이었다. 의미 있는 실천을 한 사람으로는 故김수환 추기경을 선정한 답변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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