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년말과 년초 이틀 동안 저는 4대강 정비라는 이름으로 첫 삽을 뜬 안동-문경 구간을 답사했습니다.
지는 해와 뜨는 해를 바라보고 있을 만큼 마음이 한가하지 못했던 것은 뭔가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안동 강변은 제가 소송 때문에 서울을 다니면서 늘 지나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의심했던 것은 사전 환경성 인허가도 나오기 전에 왜 안동에서 첫 삽을 떴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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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농한기라 트럭을 가지고 있는 귀농한 친구에게 하루만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그러나 하루만에
안동 수계를 돌아보기는 어려웠고 병산 서원의 모래늪에 빠진 승용차를 밀어주는라 시간이 지체되어 거리에서
해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예상 대로 안동땜과 임하땜의 직하에 위치한 용담교에서 안동 대교까지 4km 구간의
투명하게 맑았고 하천정비가 잘되어있었으며 체육시설과 자전거 도로, 경비행장까지 잘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영상1 안동천 주변 (클릭하여 화면을 열어봐주시기 바랍니다.) ..
▲ 정부는 하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위와 같은 곳에 아래와 같은 시설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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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구간에 409억원이 투입하여 수중보를 높이고 윈드서핑 등 수상레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물고기가 서식하고 각종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자연 식생군락지가 형성된다.
또 둔치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마련 돼 실개천을 따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며 영가대교 상류에는 백조공원과 음악분수 등을 설치한다. (연합 2008년 2월29일) |
저는 바로 이 뉴스를 접하고 곧바로 안동으로 달려 간 것입니다. 안동에서 문경까지 답사하면서 이곳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낙동강, 굽이굽이 병든 1300리 물길' 이라는 중앙일보 기획기사를 보며 가슴을 쓸어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태산 같이 많았지만 마침 컴이 고장났고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시작
해야 할지 애가 탔습니다.
낙동강, 굽이굽이 병든 1300리 물길 - 이대로 두는 건 보호 아닌 방치
큰 비만 내리면 홍수날까 한걱정 모래·흙 쌓이고 수질은 계속 악화 6조7000억원 투입해 재탄생 예고
◆ 메마른 낙동강 상류 - 안동·임하댐에서 방류한 물이 잡목과 풀숲이 무성한 습지와 백사장 사이로 답답하게 흐르고 있다. 하회마을 소나무숲 앞 물굽이와 병산서원 앞에는 모래밭이 허옇게 드러나 겨울 가뭄을 말해 준다
일부 구간의 수심은 성인 남자의 허리춤 정도(1m 내외)로 얕아 마음만 먹는다면 걸어서도 강을 건널 수 있다.
.....경북도립대 권기창(행정학) 교수는 “낙동강 상류는 쉽게 마르고, 쉽게 넘친다”며 “강바닥이 얕고 습지가 넓어 물을 받아낼 ‘그릇’이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낙동강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보호가 아니라 방치”라며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을 통해 그릇을 키우면서 나루터나 생태공원 등 다목적으로 강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2009년 1월 1일기획 특집 : 강을 살리자) |
위 기사는 4대강 개발 (운하?) 의 목적이 가뭄과 홍수대책, 그리고 생태 복원이라는 정부와 개발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위 기사를 보고 제 의문은 더욱 증폭되기만 했습니다.
만일 그들의 말데로,
강바닥을 준설하고 보를 쌓으면 상류의 모래층은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을까요.
정말 홍수에는 안전하고 가뭄에 대한 대책이 될까요.
자연생태계는 과연 안전할까요.
물이 심하게 상처를 받는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무엇을 보기 위해 산에 오르고 강이나 바다에 가려할까요.
자연을 정복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문명은 과연 얼마나 지속 될까요.
어딘가 미지의 땅이 남아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견디지 못하는 듯 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도 그러할까요.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빚졌기에 날마다 이렇게 가혹한 대접을 받아야 할까요.
골재 채취권은 관련 법령에 의거 골재자원 조사 등을 거치게 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는 충분했을까요.
국토부 장관은 골재 채취등의 인허가를 하기 위해 얼마나 오랫 동안 연구하고 조사했을까요.
이제 정부에서 지원하여 강의 모래를 퍼내고 나면 그 이익은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 될까요.
정부에서 이야기한 수 십 만개의 일자리는 창출될까요.
이 일로 노심초사하는 경기가 회복 될까요.
최악의 경우 강의 상류에 인위적인 시설들이 더 많이 들어서면 그들이 쓰는 물은 어디로 흘러들게 될까요.
만일 이 도전이 실패로 끝나버린다면 ... 되돌아 올 길이 있을까요.
자연의 복구는 가능할까요.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고 그 질문들을 지우는 일이 얼마나 큰 위험인지 저는 천성산을 통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허황한 수치인 2조에 매달리는 동안 천성산의 물줄기는 끊어져 버렸고 고속철은 년간 5천 억의 적자를
안고 달리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생명의 땅이었던 새만금과 우리가 죽인 섬 을숙도 또한 아픔을 견디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은 미지의 강가에 서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에 대하여, 강에 대하여
더 많이 모른다고 하는 싯점으로 하루 빨리 회귀하지 않으면 저 말없는 강은 우리에게서 자신의 신비를 영원히
감추어 버리고 말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새해입니다.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상처 받지 않고 살아졌으면 합니다.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 - 산막에서 지율 합장
다음주에는 위 구간을 도보로 답사하고 좀더 상세한 자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자전거로 4시간, 도보로 16시간 걸리는 거리이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한번 답사하는 것도
강과 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지도 파일 첨부하여 올립니다 .
www.chorok.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