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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없다
현대 중국에 철학가인 공자가 돌아왔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9월 공자의 2565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국제 학회에서 공자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유교가 중국인의 국가적 특징과 현대 중국인의 영적 세계에 대한 역사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동시대 지지자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도덕학적이자 윤리적인 유교가 현 중국 사회의 특징을 형성하기엔 어려울 전망이다.
유교의 부활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된 유교 부활은 중국학자들과 기자들에 의해 훌륭히 소개됐다.
가장 학구적인 참고문헌으로는 존 메이컴의 권위 있는 저서인 ‘잃어버린 영혼: 현대 중국 학술 담론에서의 유교(LostSoul: ‘Confucianism’ in ContemporaryChinese Academic Discourse)’다.
이 책은 인민 공화국의 공산주의 지도자이자 창설자였던 마오쩌둥 지배 아래 가혹한 탄압 속에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국 안팎의 지식인들이 공자 사상을 소생시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왔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 작품에서 명확한 것은 바로 유교 전통의 재창조를 향한 원동력이 단순히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던 중국 정부의 냉소적 행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사회의 다양한 권력들이 유교를 안정적인 문화적 독자성 및 격변의 현대 세계에서 사람들을 잔잔하게 할 역사적 연속성의 잠재 원천이자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뉴욕 작가인 이반 오스노스는 그의 저서인 ‘야망의 시대(Age ofAmbition)’에서 새롭게 탄생한 유교주의자들이 얼마나 다양한 배경을 자랑하는지 보여준다.
그는 그 역사가 14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66년에서 1976년에 걸쳐 일어난 문화대혁명 시기에 황폐하게 망가져 버린 베이징의 유교 사원에 대해 설명한다.
이 사원은 현재 복원되었으나, 새로운 운영자는 사업가에 더 가깝다.
공산당 말단 당원인 운영자는 사원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공공 의식을 계획할 때는 몇 가지 예술적 허가를 받는다.
이쪽에서 몇 가지 인용물을 가져오고, 저쪽에서 새로운 춤의 형식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가짜 클래식 음악을 틀기도 한다. 말 그대로 의식을 진행함과 동시에 유교를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부족한 이해가 모여 현대의 사회적이고 상업적인 요구를 맞추기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된다.
그렇다면 유교는 무엇일까? 진실한 유교적 도덕성 부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것인가?
유교적 윤리
이들은 학자들의 지적 삶을 모두 차지하는 방대한 의문들이다. 유교는 단수의 요소가 아니다.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표현에 가지를 뻗고 그 사이를 오가며 서로를 교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도 가족, 친구, 이웃과의 가까운 애정 관계를 일구는 데 집중되어 있는 양심적인 윤리 행동을 강조하는 것이다.
많은 학자가 유교적 윤리를 묘사할 때 ‘인(仁)’ 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는 ‘인간적’ ‘선량함’ 또는 ‘의로움’으로 해석된다.
이 개념은 그 구조 안에서 인간들이 언제나 사회적 맥락에 들어가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 글자의 왼쪽 부분은 ‘사람(人)’을, 오른쪽은 ‘숫자 2(二)’를 의미하는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완벽하게 자주적이지도 않고 온전히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도 못한다. 대신 주변 가까운 이들의 필요에 응답할 때 비로소 완벽한 자신을 찾는 것이다.
논어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다. 인정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지위를 얻는 것을 돕기 위해 지위를 원하며, 남이 성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성공을 바란다.
다른 사람들이 잘되도록 하는 것이 공자의 중심 철학이다. 우리는 세계에 인정을 유지하고 전파하기 위한 노력에서 개인의 물질적 이익이나 사회적 지위 또는 정치적 힘에 주의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바로 그 점이 현대 사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 중국에서의 유교적 이상의 실현을 방해하는 이유이다.
현대 사회 현실과 유교의 충돌
상당히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에 있어 지배 계층인 공산당은 유교의 부활을 받아들였다.
마오주의자이자 막시스트인 사회주의자의 청렴에 대한 호소는 이제 신자유주의, 정실 자본주의적 경제 변화에 휩쓸린 사회에서 입에 발린 소리로만 들릴 뿐이다.
중국의 비상이 역사적 고조에 이르러 중국의 현재와 더불어 유교를 포함한 과거를 연결할 모든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인용은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10년 전 후진타오 전 주석은 중국을 유교적 이상으로 가득 채워진 조화로운 사회라며 극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이미지를 교양있고 박식한 리더십 전형으로 강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고전 문학을 인용했다.
하지만 공자에 대한 이러한 공식적 언급이 정치적 가식 그 이상이라 하더라도 중국을 휩쓸고 있는 훨씬 강력한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대응하진 못 할 것이다.
상업화, 도시화, 사회적 이동성, 개인 상승세 등의 모든 징후를 통한 급속한 근대화는 중국 사회의 윤곽을 근본적으로 바꿔왔다.
현 20대와 연장자들 사이에 급격한 세대 간의 차이가 생겨났다.
젊은 층은 자신들을 정의하는 특정 사회적, 문화적 자유를 너무도 당연시한다. 자식의 도리를 다하기에는 엘리트 대학 또는 최고의 직장을 두고 경쟁하느라 너무도 바쁘다. 가족 및 사회적 유대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요양원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정치 체계를 제외한 경제, 사회, 문화가 산산이 부서지고 재구성되며 사회에서의 규범적인 태도와 방향을 잃어버림으로써 생겨난 도덕의 위기가 모든 연령대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몇몇 중국인들은 유교의 정립된 윤리적 틀을 원하지만, 이를 제정하고 제도화할 현실적 기반이 전무한 상태이다. 물질적 장려책은 사회관계를 부식시키고, 끊임없는 변화는 도덕의 지속성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역사적으로 유교는 고대 문화적 신념으로 채워진 가정, 마을, 장이 서는 마을이 함께 모여 복잡하게 얽혀 있는 농경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정권의 정점에는 하늘의 아들인 황제가 유교적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의 도움을 받아 하늘 아래 모든 땅인 제국을 통치했다. 이 세계는 내전과 외세의 침략으로 처음 파괴되었으며, 그 후 20세기의 혁명적인 마오이즘의 광적인 신앙에 의해 더욱 망가졌다.
현 중국은 위험할 정도로 맹렬한 속도로 쉴새 없이 현대화하고 있다. 과거 유교 안에서 단단히 서 있던 모든 것은 공기 중으로 산산이 흩어졌다.
현재 소란 속에서 유교는 돌아왔지만, 여전히 희미할 뿐이며 좀 더 안정적인 문화적 독자성을 향한 닿을 수 없는 욕구로 남았다.
글=샘 크레인 교수
샘 크레인(Sam Crane)은 미국 메사추세츠주(州) 윌리엄스 칼리지 사회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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