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우
음력으로 5월 10일에는 꼭 비가 오게 마련이요 그것을 태종우라고 부른다.
이씨조선 초의 일을 모조리 나쁘게만 얘기하고 있지만 권도로 뺏은 정권일지라도 잘한 것은 잘했다고 추어 줄만한 아량도 있어야 할 것이다. 실질상 이조를 창업하다시피 한 태종이 병석에 있으면서도 날이 가무는 것을 끔찍이도 걱정하더니, 결국 임종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자 유언처럼 말하였다.
"내 죽거든 상제에게 가 이 백성을 위하여 비를 내려 주십사 하겠노라"
운명하자 구름이 모여 들며 표연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며칠을 계속하니 백성들은 모두 그의 은덕이라 하였다 한다. 그 뒤로 매년 틀림없이 왔는데 몇 해를 계속해 안 오더니 임진왜란이 일어났더라고 선왕의 영험을 말하는 이도 있다. 그래 농삿군들은 가무는 중에 헌릉 국기 날만 기다리는 풍습이 최근까지 있었다. 한시의 마지막 대가인 최영년은 이렇게 읊었다.
왕언거작인간우 - 왕의 말씀 인간의 비를 주마시더니 백일천봉인송뇌 - 밝은 메뿌리 우뢰소리 울려온다 만민함희선왕사 - 백성들은 모두다 선왕의 주심을 기뻐하고 오백년중년년래 - 5백년 뒤 지금까지 해마다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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