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의 자린고비
전국적으로 역사상으로 인색하기 첫째가는 인물이다. 성명을 고비라 하는 실재의 인물이었다고도 하는데 상고할 도리는 없다. 지방에 따라 '자리곱재기'라고도 하여 많은 소화가 그를 주인공 삼아 얘기되고 있다.
반찬 사는 돈이 아까워 자반을 하나 사다 천장에 걸어 놓고 쳐다 보며 밥을 먹는데 아이놈이 연거푸 두 번 쳐다 보니까 철썩 하고 때리며 "이 자식 짜게 쳐먹고 물 찾을라" 했다든가. 또 밥상에 김치 한 통을 포기채 내놓고 손님접대를 하는데 모두 젓가락으로 건드려만 보고 만다. 그래 그냥 놓아두면 겨울을 나겠는데, 뱃심 좋은 사람이 있어서 장도칼을 뽑더니 썩썩 썰어 놓고 마구 줏어 먹는다. 그걸 보는 그 길로 병이 들어 여러 날만에야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고도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며 잘 살 수 있느냐고 비결을 물었더니 내 가르쳐 주마고 산으로 끌고 올라간다. 높은 바위 벼랑에 선 소나무로 올라가란다. 그리고 두 손으로 매달려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손을 놓으라고 한다. 다음엔 나머지 손을 놓으라고 하기에 "누굴 죽으라는 얘기냐?"고 했더니 "그럼 내려오라"고 하여 놓고 "돈이 생기거든 말야. 아까 그 마지막 손 쥐었듯이 손아귀에 꼭 쥐고 놓지 말란 말야.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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