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을 하가진신고?
이조 중종 때 사류를 많이 모함하여 죽임으로써 소인의 대표처럼 된 인물에 남곤, 심정의 두 사람이 있다. '곤쟁이 젓'은 두 사람의 이름을 합쳐 지었다고 하는 것이다. 심정이 그래도 그 아우 심의와는 우정이 각별하였다. 하루는 둘이 한 방에서 자다가 아우가 갑자기 일어나 방성통곡을 한다.
"꿈에 아버지를 뵈었는데, 재산도 넉넉히 나눠 주지 못해 아무데 논과 종 아무개는 널 주려던 것인데 이루지 못하고 죽어 한이 된다고 하시기에 서로 붙잡고 울다가 깨었는데 말씀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하는 것이다.
형도 서글퍼져서 그 얘기대로 베어 주고 나서 생각하니 확실히 속았다.
나쁜 짓을 해서라도 그만치 사니, 좀 주었기로 어떠랴만 그러기에 소인이다. 그래 하루는 또 같이 자다 형이 일어나 운다.
"꿈에 아버지가 오셔서 너는 큰 집으로서 봉제사 접빈객에 씀씀이도 센데, 아무데 논을 아우를 줬다니 그게 웬 말이냐고 하시더라"
아우는 빙그레 웃으면서 "형님, 봄 꿈을 어찌 다 믿겠오?" 그래 그만 서로 쳐다 보고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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