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화난독
삼국유사에 이런 얘기가 전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려 고구려를 쳤을 때, 나라에서 청한 당나라 군사가 평양성 밖에 주둔하고 통지하기를 급히 군량을 날라 오라 하였다.
왕이 군신을 모아 놓고 의논하였다. 적진을 통과하여 양곡을 보내기가 장히 어려운데 어떻게 할 것인가고. 김유신, 김인문 등이 양곡 이만섬을 전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와 이제 양군이 힘만 합치면 되게 되었다. 먼저 연기 병천 두 사람을 파견하여 서로 합세할 작전을 물었더니 종이에 난조(봉황과 비슷하다는 전설상의 새)와 송아지를 그려서 돌려보냈다. 수수께끼로 이 나라에 사람이 있는가를 시험하는 수작이다.
그래 원효대사에게 묻게 했더니 속환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내렸다. 종이 지자의 첫소리(그 당시 음으로는 ㅅ)를 따고 송아지 독자의 아래 음절을 따붙이면 반절식으로 맞춰 '속'이란 음이 된다. 또 그림 화가 위에 난조새 난자의 받침을 따 붙이면 '환', 그러니까 속환 빨리 되짚어 오라는 뜻이 된다.
그래 김유신이 군대를 독려하여 대동강을 건너고 이튿날 갑자기 돌이켜 고구려 병을 좇아서 수만명을 죽이는 전과를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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