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축 갑자
언제나 민중은 자신들의 억울한 심정을 민요에 붙여 곧잘 토로하게 마련이다.
"남문을 열고 파루를 치니 계명 산천이 밝아온다.(후렴) 에에 에헤이에야 얼럴럴거리고 방아로다. 을축 사월 갑자일에 경복궁을 이룩일제 - (후렴) 도편수의 거동을 봐라 먹통을 들고서 갈팡질팡 한다 - (후렴)"
이상은 경복궁타령의 첫머리 부분이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할 때, 동원된 팔도 기술자 일군들 사이에서 퍼진 노동가요다. 그런데 여기 '을축 사월 갑자일'은 무엇을 말하는가? 실지로 경복궁 역사를 시작한 것이 1865년(고종 2년) 4월의 일이다. 사실대로 노래 불렀다면 그만이겠지만 여기 갑자 을축이 뒤집혀 놓인게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은연 중 세상이 거꾸로 되었다고 비방하는 소리로 해석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또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되나?" 하는 속담은 이조말 민중전의 지나친 발호를 노골적으로 욕한 것이요 "나이나 적은가 갑술생, 키나 작은가 왱이래..."하는 것은 폐인에 가까운 순종 황제의 무능을 개탄하여 퍼졌던 객담의 일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