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은 부족 여모라
단종을 복위하려다 참혹한 죽음을 당한 늙은 장군 유응부가 한 말이다. 애당초 단종의 복위를 논의했을 때 육신 외에 김질이라는 사람까지 끼어 있었고 김질의 장인 정창손은 사업이 성공하는 날 영의정 재목으로 지목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거사의 기회로 노렸던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날, 전각이 비좁다고 한명희 등의 꾀로 운검을 폐하라는 명이 났을 때, 군사는 신속을 존중하니 그냥 들이치자고 했던 것이 유응부의 주장이었다. 본래 임금 계신 전각에는 아무도 칼을 차고 오르질 못하고 운검이라는 직책을 맡은 분이 운검이라는 긴 칼을 메고 전각 네 귀에서 호위해 섰게 마련이라 그냥 들이친 대도 상당한 가능성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은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성삼문 등이 주장하는 바람에 일은 연기가 되고 시일을 천연하다 보면 성공할 가망이 적다고 본 김질이 자기 장인에게 얘기하고 장인 정창손은 다시 이것을 고변해서 참극은 벌어졌던 것이다.
참혹한 형벌이야 이루 적지 않겠거니와 유응부는 이러한 말로 문관 출신 동지들을 꾸짖고 단근질하는 쇠꼬치를 집어던지며 "이 쇠가 식었으니 다시 달궈오라"고 외쳐 꿋꿋한 기상을 보여 더욱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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