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보가 살았을라구
뜨거운 것을 못 만지는 사람보고 흔히 하는 소리다. 박태보는 이조 19대 숙종 때 사람으로 왕이 장희빈을 불러들여 왕비를 삼고 인현왕후 민씨를 폐출할 때 정면으로 간하다가 잡혀 참혹한 형벌을 받고 죽은 분이다. 전하는 말에는, 종묘 제향에 향로를 반드는 봉로관이 되었을 때 으레 물수건으로 싸서 드는 법이건만 나랏일에 약간 뜨겁다고 싸서 들다니 말이 되느냐고 맨 손으로 들었다고 한다. 누릿한 냄새가 나기에 왕이 돌아다 보니 박태보의 향로든 손 끝이 타서 노란 연기가 오르는데 눈썹 하나 까딱 않더라는 그런 분이다.
그래 중전을 폐위하는 것을 간했을 때도 친국하는 자리에서 "너는 요놈 뜨거운 것 잘 참더구나"하고 인두를 달궈 단근질을 해서 역사상에 드문 참혹한 형벌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어 금천(지금의 시흥)으로 귀양을 보냈으나 간신히 노량진까지 이르자 형벌 여독으로 운명하였는데 그때의 나이 서른 여섯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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