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세속의 명리나 희비를 넘어선 고매한 정신세계를 주제로 하는 청신한 얘기.
위진(3세기 후반)시대에 이른바 죽림의 칠현이라 하여 그 기교 방달한 언행으로 세상에 알려진 일곱 선비가 있었다. 그들은 정치적 권력자와 또한 그에 추종하는 무리의 비루한 생활태도에 반발하고 기만적인 유교 등의 속박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짐짓 야릇한 언행을 농하면서 술을 도취하고 초속적인 노자 장자 사상에의 심취하였다. 그 대숲이 당시의 수도 낙양 근방이라지만 석연치는 않다. 다만 그들의 이름을 높여준 것은 술에의 도취요, 그럼으로써 혼탁한 정치사회에서 몸을 지킨 점이며 기성도덕에 대한 저항이었던 셈이다.
칠현 중의 일인이었던 완적은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는 속물이 찾아오는 것을 백안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완함이란 이는 돼지와 함께 큰 독의 술을 마셨고 유령이란 이는 취하면 집안에서 발가벗고 딩굴며 찾아오는 이에게 이죽거렸다.
"내게 있어서는 천지가 집이요, 이 오두막집 따위는 고의에 불과한데 자네는 어째서 남의 고의 속으로 들어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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